Movie2008. 12. 24. 02:29
Retail : (일반판) 극장 개봉용이나 렌탈 대리점등에 배포되는 통상적인 DVD를 말함.
 

SE : (Special Edition: 특별판)의 약자로서 일반적으로 출시되는 타이틀에 비해 부가정보나 화질, 음향등의 질을 높여 소장가치를 높인 타이틀임. 본 영화는 그대로지만 코멘터리 혹은 삭제 장면등 부가적인 서비스가 일반판에 비해서 풍성함. 하지만 현재는 왠만한 타이틀도 기본 SE란 꼬리를 달고 첫 출시되므로 의미는 많이 퇴색됨. SE에는 DTS트랙과 같은 요소가 붙는 정도임.
예) 300 특별판
 

CE : (Collector's Edition : 소장판) 말그대로 소장을 목적으로 한 타이틀을 뜻함. SE와 큰차이는 나지 않지만 소장욕구를 증대시키기 위해 패키징등에 좀 더 신경을 쓴 타이틀을 말함.
예) 람보2 소장판
 

DE : (Deluxe Edition : 초 호화판) 영화의 화질, 사운드등 부수적인 모든것을 최대한으로 끌어 올린 것을 의미. 하지만 개념상 SE의 좀더 상한선 버전일뿐임. 가끔 한정판으로도 출시됨
 

LE : (Limited Edition : 한정판) 이는 한정 수량만을 출시하는 타이틀을 뜻함. 출시할 때 3000장 한정 등 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희소성이 높고, 한정판의 경우 일반판에 비해 패키징이 다른 경우도 많으며 여러가지 특전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음. 보통 미국이나 영국에서 300~500개 미만의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를 말할때도 있음.
예) 원스 한정판
 

UE : (Ultimate Edition : 완결판,최종판) 스페셜 피쳐는 물론 화질과 음질등을 최상급으로 제공해 더 이상 높은 퀄리티의 타이틀은 출시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강조할때 쓰이는 약어임. 보통 3장이상으로 출시되며 많은 양의 서비스 부록이 따름.
예) 그랑블루 완결판
 

UE : (Ultra Edition : 울트라에디션) 의미상 UE(Ultimate Edition)와 같음. 트라이테리언사의 타이틀에서 볼 수 있음.
 

FE : (Final Edtion : 최종판) 의미상 UE(Ultimate Edition)와 같음. 더이상의 높은 퀄리티의 타이틀은 출시 안된다는 것을 의미함.
 

EE : (Enhanced Edition : 확장판) 말그대로 기존에 상영된 영화속 삭제된 장면이나 편집을 통해서 부자연스러웠던 부분을 자연스럽게 이은 것으로 무삭제된걸 무작정 붙이는 의미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확장됨. 런닝 타임이 늘어남.
예) 킹콩 확장판
 

DC : (Director's Cut : 감독판) 극장 상영된 필름과 달리 감독 주관에 따라서 다르게 편집하여 수정된 타이틀임. 이외에도 확장판, 무삭제판 이것들은 특별판과는 달리 극장에서 상영된 필름과 다르게 편집하여 출시한 경우이다.
예) 킹덤 오브 헤븐 감독판
 

SC : (Super-bit Collection : 슈퍼비트 콜렉션) 양보다 질을 찾는 매니아들을 위해서 콜롬비아 트라이스타에서 개발한 타이틀임. 9.4GB 듀얼레이어 DVD의 영상과 음성 그리고 서플먼트가 차지하는 용량에서 서플먼트 부분을 없애고 전송률을 높인 영상과 DTS트랙 기본 음성으로 고화질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무기로 나온것. 영상과 음성만을 최대한 할당하기 때문에 메뉴가 단순한 형태임.
 

AE : (Anniversary Edition : 기념판) 10주년, 20주년등을 주기로 해서 고전 영화들의 화질을 개선해서 출시하는 타이틀임.
예) 사운드 오브 뮤직 40주년 특별판


TLB : (Trilogy Box Set : 3부작 세트) 말그대로 3부작으로 이루어진 세트임. 무간도, 스파이더맨, 대부,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등등.
예) 캐리비안의 해적 3부작 세트
 

UnCut : (UNCUT Edition : 무삭제 확장판 ) Unrated란 용어를 넣기도 합. 극장 개봉시 삭제되었던 부분이 그대로 살아있는 버전을 말함. 주로 공포영화나 에로신이 들어있는 영화가 많음.
예) 에어리언 대 프레데터 무삭제판
 

CC : (Criterion Collection : 크라이테리언, 궁극의 에디션) 크라이테리언(Criterion)은 LD (Laser Disc) 시절부터 콜렉터들과 매니아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회사 였다. 본래 Voyager사라고 하는 회사가 자사에서 발매하는 영화들의 LD판에 붙인 이름에서 시작된 것으로, 최초로 제대로 된 특별판(Special Edition)의 시초였다. Voyager는 다른 스튜디오들에 비해 상당히 영세한 환경에서 적은 극소수의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규모 역시 작은 독립 스튜디오 수준의 회사이다.

거기에 흔히 서플먼트(Supplement)라고 부르는 다양한 부록들을 최초로 수록한것도 바로 크라이테리언이었다. 이런 부록들에는 극장판 예고편을 비롯해, 오디오 코멘터리(Audio Commentary)라고 불리는 감독, 배우의 육성 해설, 제작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토리보드 등이 포함된다.

이들의 자료 수집 및 정리, 복원에 대한 정성과 노력. 그리고 탁월한 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인데 그들은 이런 영화 자체의 복원 작업이외에도 재킷 디자인까지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정말 얼마 안되는 멋진 스튜디오이다.

크라이테리언 콜렉션(The Criterion Collection)은 이런 최상의 원본을 복원하고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매니아들의 열의와 정성이 어떤것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정말 얼마 안되는 스폐셜 에디션이다.

크 라이테리언은 최초로 공개된 원본에 대한 충실한 재현을 위해 늘 애쓰고 있는데 예를 들어 똑같은 영화의 LD 나 DVD 의 경우에도 크라이테리언사의 버젼과 다른 회사에서 발매된 버젼의 그 퀄리티를 비교해보면 늘 크라이테리언사의 LD 와 DVD 가 다른 회사의 LD, DVD 보다 훨씬 더 원본의 느낌에 가깝게 재현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타이틀로 선정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영화가 영화사적인 의미나 그 장르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얼마나 대단한것인지를 증명하는 하나의 반증이 될 정도이며, 실제로 많은 감독들이 자신의 영화가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으로 발매된다는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크라이테리온 콜렉션 타이틀들은 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아무래도 크라이테리언이 다른 스튜디오들로부터 판권을 산후 DVD를 찍어내는 회사이기 때문이고, 거기에 완벽한 상태로의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Internal(iNT) - 가장 초기에 릴된 동영상에 붙이는 약어. 보통 처음 릴되고 6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른팀에서 중복으로 같은 영화를 릴한 경우(2팀이내)포함해서 파일이나 NFO에 표기함.
예) 록키 Internal
 

Screener(SCR) : 영화 개봉전 영화 제작사에서 극장주에게 주어지는 VHS 테입. 영화 중간중간 "This Copy Property of..."라는 경고 문구가 ㅤㄸㅡㄻ. CAM 버젼보다는 화질이 좀 더 좋으나 잘 찍은 CAM과Screener는 구분하기 힘듦.
예) 미스트 Screener

 
DVD SCREENER(DVDscr) : 스크리너로 배포되는 영화가 DVD라서 그걸로 릴 했다는 뜻임.
예)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DVD SCREENER

 
CAM : 극장에서 사람이 수동으로 캠코더로 녹화한 영화. 영상과 음성을 모두 캠코더로 처리하기 때문에 둘 다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함. 보통의 경우 미국에서 갓 개봉한 영화에 해당.
예) 10000-BC Cam
 
 
TS : Telesync의 약자로 영상은 Cam과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캠코더로 녹화하고, 음성은 따로 녹음해서 입히기 때문에 Cam보다는 조금 나은 편. 오디오 수준은 Cam 버전보다는 양호하지만 전반적으로 Cam과 거의 차이가 없음.
예) 쿵푸덩크 TS
 
 
TC : Telecine의 약자로 여러 방법을 이용해 영상과 음성을 얻지만 보통의 경우 테이프에서 추출, Cam이나 Telesync에 비해서 보다 나은 영상과 음성을 보여주고, VHS와 비슷함.
예) 데어 윌 비 블러드 TC

 
VCD : 시중에 나온 VCD (VideoCD) 를 352*240 해상도를 가지는 MPEG-1 포멧으로 인코딩하여 릴리즈된 동영상을 말함. 화질은 일반 VHS 보다 약간 나은 수준임.
예) 나는 전설이다. VCD
 
 
SVCD - (Super-VideoCD)의 약자, 480p정도의 해상도를 가지는 MPEG-2 코덱으로 VCD보다는 좀 나은 화질을 보여줌.
예) 인베이젼 SVCD
 
 
VHSrip : VHS 비디오테잎으로 출시된 것을 디지털 인코딩한 것
예) 용의주도 미스신 VHSrip
 
 
PROPER : 오디오나 영상에 문제가 있어서 재차 수정한것. (다른 릴 그룹에서 새로 배포)
예) 클로버필드 PROPER
 
 
REPACK : 처음 배포한 영상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수정후 배포한것. (처음 배포한 릴 그룹에서 다시 재 배포)
예) 클로버필드 REPACK
 
 
DUPE : 이전에 다른 릴 그룹이 릴해서 이미 목록에 있는데 새로 릴한 경우를 말함.
 
 
SUBBED : 자막(Subtitle)이 삽입되어 있는 경우를 말함. 갸령 영상에서는 영어로 말하지만 밑에 자막은 중국어가 들어가 있는 경우임.
예) 쿵푸덩크 SUBBED
 
 
Dubbed : 음성이 원어가 아닌 더빙이 된 경우. (ex. KorDubbed, EngBubbed등...) 
예) 라따뚜이 KorDub
 
 
WS : (WildScreen)의 약자,
예) 에이트 빌로우 WS
 
 
FS : (FullScreen)의 약자, 
예) 가장 먼 길 FS



출처 : 무비알지 hush 님
 
 
Posted by 일보전진
Thinking & Issue2008. 3. 27. 16:56

영화인협의회가 지난 25일 국내 8개 대형 웹하드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중지 가처분 신청저작권 침해 정지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


소송의 대상이 된 국내 8개 대형 웹하드업체는 다음과 같다.

  1. 나우콤 : 피디박스, 클럽박스
  2. 케이티하이텔 : 아이디스크
  3. 소프트라인 : 토토디스크
  4. 미디어네트웍스 : 엠파일
  5. 한국유비쿼터스기술센터 : 엔디스크
  6. 유즈인터렉티브 : 와와디스크
  7. 아이서브 : 폴더플러스
  8. 이지원 : 위디스크

이들 웹하드업체가 운영하는 웹하드 사이트들은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본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씩은 들어봤을만한 유명 사이트들이다. 이 웹하드사이트의 주요수익원은 회원들이 업로드한 자료들을 다른 회원이 다운로드할 때에 자료의 용량에 대한 요금을 청구하는 패킷요금방식이 대부분이다. 결국 자료를 업로드하는 회원들이 있어야만 사이트의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바꿔말하면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자료(영화, 음원, 소프트웨어, 도서 등)가 이들 사이트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이번 소송이 어느 정도의 강도로 진행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소송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이들 웹하드업체의 존재를 위협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게다가 웹하드 업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였다는 것은 불법자료를 업로드하는 회원 개인에 대하여도 소송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한다.

불법컨텐츠를 웹하드나 P2P 등에 유출/공유하는 네티즌들은 당분간 몸을 사려야 할 듯 싶다.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8. 3.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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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블로거도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교한 포스트(클릭 : 저스틴 팀버레이크 VS 비)를 작성한 바 있지만 미국 연예계로 발돋움한지 이제 갓 2년된 비와 이미 세계 정상급의 셀레브리티로 자리잡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입장이 서로 다름에도 이 둘은 (국내에서) 곧잘 비교되곤 한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교하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 이 두명이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점과 둘째로 미국이라는 크고 험하지만 자유와 기회가 있는 나라에서 한국인으로써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의식/무의식적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몇가지 제시할 수 있으며, 그 공통점과 차이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건 단점으로 작용하건 간에 상관 없이 비가 미국, 아니 전세계에서 스타로 대접받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왼쪽의 사진은 비가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현재는 남매)가 메가폰을 잡은 최신작 '스피드레이서(SPEED RACER)'의 캐릭터 포스터다. 스피드레이서는 일본애니메이션 '마하 고고'를 영화화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역시나 우리나라의 관심사는 비의 첫 헐리웃영화 출연이라는 점에 쏠리게 되었다. 그만큼 비의 미국에서의 성공여부는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나의 '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비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앞서 언급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비교에서 성공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공통점을 떠올려 보자. 둘의 세세한 상황이나 입장은 접어둔 상태에서 표면적으로 비춰지는 둘의 공통점. ① 각자의 나라에서 가수로서 성공했다는 점. ② 훤칠한 키와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 매력적인 외모로 섹시한 남성의 대명사로 떠올려진다는 점. ③ 가수 외에 영화배우로서도 활약하며 멀티엔터테이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그들의 연예활동에 촛점을 맞추어 보자면 대충 이 정도를 공통점으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1. 한국에서의 성공과 미국에서의 성공은 천지차이!
그렇다면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실 이 두명의 차이점으로 지적되는 것들은 대부분 공통점으로 언급되어진 것들의 일부로 내재되어 있다. 비는 성공한 가수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한국(혹은 아시아)에서일 뿐이지 미국에서의 성공과는 전혀 무관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천재가수의 등장이라 하여 엄청난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국민가수 '우타다 히카루'도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서는 그녀가 가진 무한한 음악적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고개 숙인채 모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중국 출신의 미녀가수 '코코 리' 또한 아시아의 머라이어 캐리라는 칭송까지 받았지만 역시 아시아에 그친 체, 미국으로 진출한 최초의 중국가수라는 타이틀에 만족해야만 했다. 비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곳곳에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미국에서는 Rain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인일 뿐이다.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공연이 우리나라 언론에 의해서 매우 역사적이고 뜻 깊은 것인양 포장되었지만(보는 시각에 따라 역사적이고 뜻 깊다고 보여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정작 본토인 미국의 입장에서는 제3국 출신의 무명가수가 뉴욕 한복판의 유서깊은 공연장에서 공연한 사건에 불과했다. 미국 언론에서 비의 노래와 춤은 유행에 뒤떨어지는 철지난 것으로 지적되었고, 좀 심하게 말하면 마이클 잭슨의 아류에 불과하다는 야유까지 받아야 했다. 그나마 조금일지언정 미국 언론의 관심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박진영의 발품 팔은 인맥으로 P.Diddy와 Omarion 등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쯤되면 너무 시니컬하게 비의 미국진출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위에서 밝혔듯이 본 블로거 역시 비의 미국진출 성공을 기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이다. 그렇지만 비의 성공을 간절히 바랄수록 좀더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시각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잘했다~ 잘했다~"하면서 자국의 최고 스타를 미국으로 등떠민 일본과 중국이 쓴잔을 맛 보았지만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않나.


2. 비의 외모가 과연 미국에서도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리고 영어실력은?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두번째 공통점이자 두번째 차이점으로 제시되는 것. 그들의 '외모'다. 두명다 각자의 나라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잘난 놈'으로 대접 받는다. 길죽한 기럭지와 튼실한 근육, 기준이 다를지언정 꽃미남으로 분류되는 얼굴. 그런데 이 공통점이 '각자의 나라에서'라는 전제가 '두명 모두 미국에서'라는 것으로 전환되면서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전 다음 블로거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면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 포스트가 있다.

"비, 미국소녀에겐 비호감일 뿐" (한번 읽어보시라. 나름 일리있는 분석이다.)

세계 곳곳의 나라와 문화에는 각기 다른 취향과 선호가 분명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여성이 보기에는 질겁할 정도로 음란하고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스페인의 남성도 그 나라에서는 적극적인 구애행위가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뒤집어서 스페인의 여성이 한국남성을 만난다면 소심하고 남자답지 못하다는 (어이없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최근 일드를 즐겨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남자들은 왜 저렇게 갈비씨만 남은 빼빼마른 말라깽이들이 많을까?' 하고 의아해 한다. 그러나 그 빼빼마른 말라깽이들도 일본에서는 수십, 수백만의 팬클럽을 거느린 아이돌 스타라는 사실. 알통과 갑빠 없이는 감히 웃통을 벗지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했을 때, 일본과 한국 두 나라 간의 성적매력을 판단하는 취향과 기준이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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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동양인의 외모를 보편적으로 인식할 때에 보통 쌍거풀이 없는 작은 눈(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과 달걀형의 얼굴(살짝 튀어나온 광대뼈)등이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미국에서 동양계 여배우(모델)로 사랑받고 있는 '데본 아오키'와 '루시 루'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특징들은 동양계 여성에게 있어서는 매력으로 작용하지만 유독 남성에게 있어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마에 비해 깊숙히 들어간 안구와 높은 콧대, 알맞게 균형잡힌 턱뼈의 각도 등 서구적인 외모의 특징은 서양 남성 특유의 섹시한 풍모를 완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비는 이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비가 근육질 몸매와 화려한 춤솜씨로 여성들의 혼을 빼놓기 전까지 얼굴로만 보았을 때 그닥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 않나 ; 몰매맞을 각오하고 진실을 고함 - 맨 위의 스피드레이서 포스터만 봐도 그렇다. ㅋ)

위의 링크된 포스트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져있다. 비정도의 근육은 헐리웃의 남성 스타와 비교하면 오히려 '외소해보일 정도'라는 것과 더불어 유창하지 못한 영어능력에 대한 지적이 포함되어 있다.

이왕 영어문제가 거론되었으니 집고 넘어가야겠다. 비가 뉴욕 메디슨스퀘어 공연을 했을 당시 공연 전에 MTV TRL의 진행자 '수진 박'이 비가 머물고 있는 호텔에 찾아가 호텔에서부터 리무진을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도중에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이 때 비의 영어발음이 정말 압권이었다.


위 동영상은 리무진에서의 인터뷰는 아니고 스튜디오에서의 TRL 녹화방영분이다. 여기서도 잠깐씩 인터뷰가 이루어지긴 했는데, 이 때에는 박진영이 출연하여 대신 대답을 해주거나 비가 짧막하게 답변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의 영어발음의 심각성을 금방 알 수 있다. (8분 30초 정도부터 주목하시라.) 일본식 영어발음처럼 맥도날드를 '마꾸도나르도' 초컬릿을 '초코레또'라고 발음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I'm so exiting!을 "어움~. 암 쏘 익쏴이륑"하고 과하게 굴리면서 발음하는 것도 문제다. 이 영상은 비의 뉴욕공연이 있었던 2006년 초에 있었던 방송이므로 그간의 시간동안 비의 발음과 영어구사 능력이 나아졌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3. 가수와 연기자로서의 평가
비는 국내 여러 방송사와 기관에서 수여하는 다양한 가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MTV ASIA에서도 여러차례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력들이 비가 미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데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글쎄다. 예상컨데 수 많은 수상경력들의 영향은 마이너스는 아닐지라도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국내의 시상식은 말할 것도 없고, MTV ASIA와 같은 국제적인 시상식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딱지를 떼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젓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Grammy, AMA, VMA와 같은 본상격인 시상식이 열리고 있는 마당에 Korea, Japan, Asia 라는 꼬리표를 달고서 무슨 큰 소리를 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누군가가 수상경력은 모두 없다손 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닥부터 출발하여 빌보드 정상을 노릴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빌보드 챠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모든 음악들이 비평가들에게 극찬받은 소위 '음악성' 있는 곡들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은 곡들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결국 비의 음악이 미국에서 높은 가치로 평가 받을 수 있겠느냐라는 원론적인 문제로 회귀된다.

비의 음악이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 혹은 미국의 음악인들에게 음악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가?
냉정하게 말하자면 가수에게 있어서 인기와 음악성이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비의 경우, (현재까지의 경우를 미루어 보아) 그가 스스로 작곡이나 작사를 한다거나 앨범 프로듀싱 등의 기술적인 부분에 참여한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비의 음악은 어느 소속사의 어느 제작자가 제작하고, 어떤 프로듀서가 프로듀싱하며, 어떤 작곡/작사가가 곡을 만들어주는지, 얼마나 유명한 녹음엔지니어들이 동원되었는지 등이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의 노래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는가의 문제가 그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비는 국내에서 가수로서 정상의 위치에 꽤 오랫동안 머물렀지만 그의 가창력에 대해서는 항상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비의 음악은 곧 박진영의 음악이었다. 박진영은 그 자신이 이미 최고의 인기가수였고, 자신의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에서 나아가 다른 가수들을 제작, 프로듀스하여 성공시킨 대박 프로듀서이자 흥행보증수표 작곡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음악활동을 하면서 비는 음악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자연스레 업고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잘빠진 몸매와 격정적이고 화려한 춤실력을 갖추기까지 했으니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잠시 뒤로 밀려나도 딱히 뭐라할 사람이 없었던 것일지도...내 스스로 자문해 보았을 때, '비가 노래 잘하는 가수인가?'라는 질문에 거리낌 없이 '그렇다'라고 말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물론 '춤 잘추는 가수인가?'라는 질문에는 거침없이 "Yes"를 날려버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이야기를 계속해 왔으니 여기에서도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의 비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 <아직 만인에게 공증되지 않은 미완의, 그리고 불확실한 음악>이라고 결론내려보자.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다들 아는 바대로 엔싱크(N Sync)라는 남성5인조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이 보다 더 전에 미키마우스 클럽에서 활동했지만 이는 접어두기로 한다.) 엔싱크는 소녀떼를 몰고 다니는 아이돌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음악성도 꽤 인정받았던 그룹이었다. 그 예로 엔싱크는 2001년도에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A)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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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1년의 이듬해인 2002년에 돌연 솔로를 선언!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그룹활동으로 그간 다 모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1집인 <Justified>에 쏟아내어, 그의 첫 솔로앨범은 엄청난 판매와 인기, 평단의 찬사 모두를 얻어내는데에 성공한다. 이미 엔싱크 시절부터 싱어송라이터로서 기량을 키워왔기 때문에 솔로앨범에서는 좀더 완성도 있는 곡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마이클 잭슨을 흠모해 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흑인의 비트감을 자신의 것으로 재현/승화시키는 능력 또한 빛이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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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의 대성공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으로 2집에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2006년에 발매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2번째 정규앨범 FutuerSex/LoveSound 는 1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1집에 비해 진일보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낯설고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있고 중동성 있는 '뭔가'가 잇음을 느낄 수 있었다. 2집에서는 본인과 같은 저스틴에 대한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인이 모든 수록곡의 작곡/작사, 프로듀스에 참여하여 '저스틴 팀버레이크'만의 음악적 영역을 다져가는데에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는 사실이 보다 의미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이미 정상에 서 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일대기를 쓰자고 한 것은 아니니 여기서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요컨데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결코 하나라고 볼 수 없는 '인기'와 '음악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두 손에 넣은 뮤지션이자 아티스트이다. 비를 가수라 부르되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못하는 2%의 무언가를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창력도 마찬가지다. 두명 모두 엄청난 성량을 타고나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부류의 가수는 아니다. 각자의 창법과 음악이 만나 자신만의 매력과 호소력을 전달하는 부류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런 전제를 두고 판단하였을 때에 두 '가창자'가 내뿜는 매력과 호소력은 가창력이라는 카테고리에 그들의 음악 전체가 녹아들어 평가의 대상이 되곤 한다. 뭔가 빙빙 돌려 어려운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이를 바꿔 말하자면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가진 가창력이란 빅마마나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량과 음색으로 평가되는 가창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말이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가창력과 음악성은 그들의 목소리와 외모, 춤, 음악 등의 모든 요소에 골고루 배분되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어송라이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받아 먹기만 하는' 비와의 음악적 가치는 그 격차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글이 너무 길어진데다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연기자로서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비교는 생략하기로 한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비가 저스틴보다 약간 우세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므로 생략한다고 해서 글의 흐름이 지장을 주지는 않을 듯 싶다.


결론적으로!
참 멀리도 왔다. 읽는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는 데 걸린 시간이 짧다고 할 수 없다. 글의 요지가 뭔가 스스로 읽어본 결과 "비가 저스틴 팀버레이크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다.", "결국 미국에 가서 쫄딱 망할 것이다."라는 뉘앙스만 강하게 풍겨온다. 수능이나 이런저런 시험들을 볼 때에 선생님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이 비관적이며 냉소적인 분석의 문장들에도 불구하고 본 블로거의 의도를 요약하자면 <비의 성공을 위한 키워드는 '비' 자신이다.>라고 간추릴 수 있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비 스스로 머리속에 되내이며 떨쳐내지 않는다면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날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스스로 모자라고 부족한 바를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는 것이고, 결국 더 나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 한줄의 문장을 쓰면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는 건 왜일까? ㅡ..ㅡ;;)



덧붙이는 말 :

지난 3월 14일 미국진출을 노리는 또 다른 한명의 한국인 '세븐'이 화이트데이 파티를 열어 음반프로모션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본 바 있다. 비와 세븐도 역시 비교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한쌍이다. 하지만 미국진출에 있어서 둘의 전략은 판이하게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연 어느쪽이 승자가 될 것인가 기대된다.

또 덧붙이는 말 :

비에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 외에 필요한 것!
저스틴 팀버레이크에게 Timbaland라는 든든한 음악적 버팀목이 있듯이 비에게도 거물급 프로듀서가 절실하다.

또 또 덧붙이는 말 :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는 박진영을 떠나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혹시 모르지. 비가 이 상태로 엄청 성공한다면, 아~ 잘 한거였구나 하고 수긍할지도...

Posted by 일보전진
Television2008. 1. 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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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멤버들이 드라마 '이산'에 까메오로 출연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무한도전 팀은 이미 무한도전의 특집버전으로 유재석,이효리 주연의 단편드라마를 찍은 경험도 가지고 있고, 유재석과 하하-정형돈은 각각 헐리웃 애니메이션의 우리말 더빙을 통해 목소리 출연도 한 경력이 있다.

이런 마당에 무한도전 멤버들이 영화에 출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개그콘써트의 박준형-정종철 사단이 매년 어린이용 코믹영화를 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무한도전 팀의 영화출연은 충분히 현실성 있는 얘기다. 물론, 겸손의 미덕을 중시하고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다짐을 되내이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자신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 출연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얼마전, 일본영화 '서유기'를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동명의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출연진과 스텝이 다시 뭉쳐서 제작한 것인데, 일본에서는 TV에서 방영된 시리즈물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가 '특집'의 개념으로 본래의 시리즈 작품의 연장선상에서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어찌됐든 이 '서유기'란 영화를 보면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각각의 캐릭터가 무한도전 멤버들의 그것과 꽤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항상 리더로써 동료들을 이끌고 참된 길로 인도하는 '삼장법사'는 무한도전의 중심이자 반장이며 무한재석교의 교주인 '유재석'과 꽤 잘 어울린다. 성질 급하고 오도방정을 떨어대지만 무리에서는 나름 주인공격인 '손오공' 역은 무한도전 안에서만 미남 대우를 받는 상꼬마 '하하'가 제격이다. 진정한 캐릭터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사오정'은 역시 '노홍철'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혹시 아나? 날아라 슈퍼보드에서처럼 홍철의 퀵마우스를 열면 나방이 쏟아져 나올지...ㅋ. '저팔계'역은 뚱뚱보 정준하와 뚱보 정형돈이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지만 여러모로 '정형돈'이 적당할 듯 하다. 영화 '서유기'에서는 등장하지 않지만 '박명수'는 악마의 아들이라는 닉네임을 고려해서 드래곤볼의 '피콜로 대마왕' 역이 어울릴 듯 하다. 정준하가 골치인데, 이 모든게 상상에 불과하므로 그냥 패스한다. ㅡ..ㅡ;;

아래는 심심풀이로 시도해본 캐릭터 합성사진이다.
난생 처음 도전한 합성이므로 실력의 높낮이에 대한 평가는 접어두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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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2.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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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본인이 2003년 9월 13일 "미디어 타임라이프"의 영화해부학 칼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현재의 상황에 맞게 일부 수정/삭제하였습니다.

-지구에서 1000광년 떨어진 행성.
-10개의 별로 이루어진 라일라 성단.
-이온상태의 빛 에너지로 이동하는 빛보다 빠른 타키온 스피드 여행.
-지구보다 크고 자전 주기는 17분.
-지구에서는 아가페와 수토리라 불리우는 케이몬과 케이릴 두개의 태양이 뜨는 곳.
-그리고 그 두개의 태양이 200년 마다 하나가 되는 곳.


정말 이런 곳이 있을까?

케빈스페이시 주연의 "K-PAX"는 정신 병원에 오게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프록'이 환자들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이미 "American Beauty"로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케빈 스페이시(물론 그전에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던 배우지만..)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K-PAX가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피셔킹"의 제프 브리지스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피셔킹에서는 전직 유명 라디오디제이로 분하여 정신병자역의 로빈 윌리암스와 연기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디제이에서 정신과 의사 역으로 바뀌었을 뿐 역시 정신병자 역의 케빈 스페이시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기존의 여러 영화의 냄새를 희미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페노메논의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 피셔킹의 어둡고, 폐쇄적인 이미지. 아메리칸 뷰티의 온화하면서도 역설적인 분위기. 물론 등장인물들이 동일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 스토리 상에서도 상처받은 인간, 희망을 얻기 위한 노력, 소외된 사람들, 멀어져 가는 사람들끼리의 감정교류. 뭐 어찌되었든 간에 K-PAX는 왠지 상을 받아도 무방한 것처럼 정이 가는 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최소한 필자에게는 말이다.

사실상 이 영화는 엄청난 극적 반전도 없고, 등장인물의 감정폭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밋밋하고 조용한 점에서 더욱 끌려드는 이유는 왜일까?

스펙타클하고 다이나믹한 블럭버스터에 지친 영화팬들에게 K-PAX를 권한다.

단, 이 영화를 보기전에 존 트라볼타 주연의 페노메논과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아메리칸 뷰티, 제프 브리지스와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피셔킹, 조디 포스터의 콘택트와 넬을 강력 추천한다. 모두들 유명한 영화이니 다들 보셨겠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은 꼭 한번 봐두길 권장한다.

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2. 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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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본인이 2003년 9월 19일 "미디어 타임라이프"의 영화해부학 칼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남자는 평생동안 눈물을 세번 흘린다고 한다.
요즘같은 시대에 이 무슨 구태의연한 말이냐만은, 어찌됐건 남자는 그만큼 눈물을 쉽게 흘릴 수 없는 사회적인 무게를 안고 살아간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주먹 하나로 일생의 반을 살아왔고, 남은 반의 삶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직시할 수 있는 용기조차 없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세상을 살아가는 게 쉬운 줄로만 알았다.
그저 때릴 수 있는 자는 때리고, 그럴 수 없을 때는 자신이 맞는 삶을 그는 살아왔다. 그는 그렇게 무의미한 나날을 오늘도 살고 있다.

한 여자가 있다.
여자에게는 작은 꿈이 있다.
한국이란 나라에 살고 있는 멀고 먼 친척을 만나 일자리도 찾고, 그럭저럭 자리를 잡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여자는 찾아갈 사람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고는 마지 못해 위장결혼을 하게 되는 처지가 된다.
이것이 그녀의 현실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있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두 남녀는 서로 다른 목적으로 위장 결혼을 하게 된다.
그저 서류 상의 결혼이기 때문에 증명사진 한장만이 그들에게 주어진 서로에 대한 기회의 전부다.
그런 그들이 사랑을 한다....

"세상은 날 삼류라 하고, 이 여자는 날 사랑이라 한다..."

정말이지 가슴 저미는 카피 문구는 이 영화를 너무나도 잘 표현하고 있다. "파이란"은 일본영화 '철도원'의 원작 동명 소설 '철도원'의 '러브레터'라는 에피소드를 영화화한 것이다. 파이란은 송승헌, 김희선 주연의 카라를 연출했던 송해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두 영화 모두 흥행면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전작 카라에 비해 파이란은 뛰어난 연출력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건달이라기 보다는 양아치라는 직위(?)가 더 어울릴 듯한 강재(최민식 역)는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내다가 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위장결혼을 하게 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 몸 담고 있는 조직의 보스가 살인을 하게되어 잡혀갈 위기에 처하자 강제에게 대신 자수하면 큰 보상을 하겠다는 제안을 하게되고 강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야할지 고민하면서 삶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되짚어보게 된다.

그러던 차에 강재에게 편지 한통이 도착한다. 부인이 죽었다는 소식이다.
부인....? 아내... 결혼....
그제서야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강재는 내키지 않지만 일말의 의무감으로 파이란(장백지 역)이 살던 곳을 찾아간다. 기차 안에서 전해 받은 파이란의 편지. 그는 편지를 한장 한장 읽어내려 갈 때마다 마음이 무거워진다. 초등학생처럼 서투른 글씨지만 정성이 담긴 그 편지에는 결혼해줘서 고맙고, 보고싶다는 수줍은 파이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그녀의 방과 일터, 자주 찾던 해변가를 찾아다니며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게된 강재는 그녀의 편지를 손에 꼭 쥐고 오열한다.

강재의 눈물.

그의 눈물은 살고자 했지만 모진 세상 탓에 살지 못했던 파이란을 위한 눈물이자 자신의 의미 없었던 지난 나날들에 대한 속죄의 눈물이었으리라. 누군가 자신을 그리워하고, 아끼고, 감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강재의 삶은 그만의 것이 아니다. 오락실에서 하루를 때우고, 양아치처럼 어린 아이들을 괴롭히는 그 무의미한 삶은 우리의 다람쥐 챗바퀴 돌 듯 맴도는 일상의 삶과 다를 바 없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모습이 어떻지 돌아본다는 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재의 뜨거운 눈물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면 후회하지 않을 삶을 위해 최소한 자신을 놓아버려서는 안될 것이다. 자신에게 매여있는 삶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눈물의 무게만큼 힘 주어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참고 : 파이란은 국내 인터넷 카페(다음) 최초로 단일영화에 대한 팬클럽이 생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1. 28. 00:50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출연배우들의 연기와 전개되는 이야기의 화면에 시각과 지각을 온통 빼앗깁니다. 배경에 깔리거나 이야기의 일부로 나오는 음악들을 대부분의 관객들은 흘려듣기 마련이죠.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온 후에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소감에 대해 배우나 장면 그리고 스토리의 구성을 가지고 왈가왈부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 그 영화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려 할 땐 누구든지 음악을 먼저 흥얼거리게 됩니다. 배우나 장면의 구체적인 기억은 고사하고 영화의 제목도 잘 생각나지 않곤 하는데, 그제야 우리의 연상 작용은 거기에서 나온 음악의 영감을 가동시킵니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스코어나 삽입된 노래를 통해 영화를 재생하고 제목과 장면을 알아맞히게 되는 거죠. 마치 게임을 하듯 말입니다. 그만큼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환기성은 그 무엇보다 강합니다.

영상과 함께 필름의 트랙을 함께 달리는 음악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신체를 때리기도 하고, 마음을 쥐락펴락 긴장을 주고 이완시키면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소리로 전달합니다. 시각만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심리적 분위기를 음악이 만들어줌으로써 영화의 등장인물과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전반적인 스토리를 축약해 암시해 주기도 합니다. 수없이 극장에 걸리는 국내외 영화들 중에서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음악은 뭐가 있을까요. 고전(Classic)이라 칭할 아주 오래전 영화음악부터 고르자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개봉 된 영화로 시점을 한정하면 우리세대가 좋아한 영화음악으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대략 좁힐 수 있지 않을까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격세지감도 줄이면서 공감대도 넓힐 수 있게 말입니다. 이런 취지하에 이즘(IZM)은 개설 6주년을 맞아 '1990년 이후, 우리를 매료시킨 영화음악 TOP20'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시네마서비스 김인수 대표이사,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 MK픽쳐스 이은 사장님과 심재명 이사, 이무영 영화감독, 오동진 문화평론가, 전찬일, 김봉석, 김영진, 심영섭, 황영미, 강유정, 김시무, 강성률(이상 영화평론가), 방준석, 이동준, 장영규, 한재권, 이한나, 박기헌(이상 영화음악감독), 남완석 우석대 영화과 교수, 성우진 음악평론가, 진현숙, 한재희, 정우식(이상 방송 프로듀서), CBS 신지혜 아나운서 등 영화/음악계에 종사하시는 전문가 29분이 도움을 주셨고, 방장 임진모, 편집장 이대화, CBS 작가 소승근, EBS 작가 안재필, 음악평론가 고영탁, 음악잡지 인터네셔널 피아노 수석기자 윤석진, 음악평론가 배순탁을 비롯한 이즘의 필자들 15명이 참여해 모두 45명이 이 설문에 응해주셨습니다. 마지막에 의견을 주신 연세대학교 영화동아리 '프로메테우스'와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 '햇살'을 포함,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래 표 참조)

앙케트 방식은 먼저 1990년 이후 개봉된 영화들 가운데 60편의 영화를 추렸고 여기에 41명 설문참여자가 후보목록에 없더라도 자신이 베스트로 생각하는 작품을 포함해 10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간단한 선정이유도 주문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표를 많이 얻은 20개의 작품을 집계해 '톱20'을 정했습니다. 2회로 나눠 게재하겠습니다. 먼저 20위에서 10위까지, 다음에는 1위에서 10위까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좋은 영화음악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시고 설문결과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 1996) - 24표
전 세계의 인터넷세대를 열광케 한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원동력은 에피소드별로 대담하게 엮어 놓은 영상의 간명한 호흡에도 기인하지만 무엇보다 어빈 웰시(Irvine Welsh)의 원작 컬트 소설의 문체를 음악으로 절묘하게 대입한 대니 보일(Danny Boyle)감독의 탁월한 선곡이었다. 주인공 렌튼(이완 맥그리거 분)을 핵심멤버로 비행을 일삼으며 현실 도피적 환각에 찌든 스코틀랜드 정키 공동체의 일상에, 동시대 청춘들의 '낙오자적 반항기'를 반영한 음악을 주입함으로써, 영화의 내재적 의미를 음악 전반의 감성과 통합해 시각과 청각의 통일성을 구현해낸 것이다. “새로움과 파격”(김인수 시네마서비스 대표이사)

각기 다른 트랙을 달리는 영상과 음악, 그 자체가 곧 일심동체였다. 가사와 장르적 분위기가 주는 느낌은 물론 영국출신으로 대동단결한 뮤지션들의 면면까지, 영화의 이야기를 관통한 음악은 강력한 마약성으로 관객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켰다. 현실의 반대편을 향해 거꾸로 질주하는 청춘들의 '삶에 대한 반항적 욕망'을 속도감 있는 영상으로 표현한 오프닝 시퀀스, 거기에 쾌속 리듬을 쳐주는 이기 팝(Iggy Pop)의 'Lust for life'(1977년, 122위) “너바나니 펄잼이야 충분히 추앙받고 있었지만 Smiths의 음악은 천대받던 시절 이 사운드트랙은 모던록과 일렉트로니카를 대중화시킨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왜 메탈리카를 제치고 괴상한 이름의 노인네가 그래미를 받는거야??”라고 메탈다이하드들의 저주를 받던 이기 팝을 제 위치에 돌려 놓았던 영화이기도“(한재희 MBC프로듀서)를 위시해 환각상태에 빠진 렌튼(이완 맥그리거)에게 음악적 약물을 투여하는 루 리드(Lou Reed)의 'Perfect day'(1972) 그리고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Deep blue day'(1983)는 영화의 메타포를 장면과 함께 가장 극렬하게 전해준다. ”폭발하는 젊음의 에너지를 보여준 음반”(강성률 영화평론가)

특히 'Perfect day'는 우울한 습기를 머금은 세대의 감성에 접속되면서 'Pale blue eyes'(영화 <접속>의 삽입곡)와 함께 루 리드를 완벽 재생시켰다. 국내 음악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며 '쉰'세대가 된 그가 마침내 영화를 통해 '신'세대들과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음습한 땅속에 묻혀있던 그는 영화로 두 번 살아났다. 또한 그룹 언더월드(Underworld)의 몽환적 아우성 'Born slippy'는 지구촌 젊은이들을 댄스플로어로 끌어들이며 일렉트로니카(Electrinica)로 통칭되는 신(新)전자음악의 폭발에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른바 얼터너티브 록 이후의 '모던 록'이 새 트렌드로 부상하는데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영화와 대중음악의 탁이(卓異)한 매체적 결합이 MTV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들의 불투명한 미래보다 확실한 절망을 선택하는 반항의 감정에 적확히 플러그인 된 '네오-이유 없는 반항'은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불리며 지구촌 피 끓는 청춘들에게 하나 된 연대의식을 이식시켰다.
- “뮤직비디오로 봐도 될 만큼 음악의 비중이 크고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줌”(황영미 영화평론가)
- "현대 대중음악과 대중영화의 감성이 기막히게 조응했던 경우"(김영진 영화평론가)



2. <접속>(1997) - 20표
삽입곡이 무더기로 히트하면서 영화음악음반(OST) 시장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 “선곡도 훌륭한 '제 2의 창작'임을 입증한 작품이다.”(이무영 영화감독)
- “삽입곡이 왜 중요한지 한국영화계에 알려주었다”(김봉석 영화평론가)
- “이 음반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영화음반도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주었다.”(강성률 영화평론가)
- “가요 OST=팝 컴필레이션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낸 작품”(안재필 EBS라디오작가)


우선 영화 전편을 사로잡고 있는 주제곡일 뿐더러 동현과 수현의 만남을 가능케 했던 곡이 바로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다. 루 리드의 낮게 뱉어내는 보컬이 문득 가슴을 저미는 이 곡은 동현에게 있어서 옛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의 노래이자 새로운 사랑을 예감케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 곡에 대한 호응은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대중들에게는 기억 저편에 묻혔던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오버그라운드로 이끌어 낸 장본인. 영상이 갖는 파급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이즘 박효재)

컴퓨터를 통해서만 얘기하던 두 사람이 처음 서로를 확인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을 아름답게 감싸 안던 곡은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노트북'을 팝으로 편곡해 1965년 토이즈에 의해 히트한 'A lover's concerto'. 여기선 1966년에 이 곡을 리메이크한 재즈 여가수 사라 본(Sarah Vaughan)의 노래가 삽입되었다. 그녀의 호소력이 강한 보컬은 해피엔딩 속에서 빛을 발한 이 곡을 단숨에 최고 애청 레퍼토리로 만들었다.
- “올디스 명곡들을 열곡 스무곡씩 담은 헐리웃 OST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10년전, 피카디리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밤, 영화관 앞에 정말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네요. IMF가 들이닥치기 직전, 사라본의 음성이 리어카에서 메아리치던 종로 거리는 참으로 로맨틱했습니다. How gentle is the rain!”(한재희 MBC프로듀서)

영화 속에 삽입된 모든 노래를 잘 골라낸 사람은 국내 최초의 영화음악 프로듀서로 평가받은 조영욱이다. “한국영화사에서 음악 감독 조영욱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영화. 음악이 영화의 보조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정서를 가늠해주는 주요 표현요소라는 걸 각인시킨 작품”(김영진 영화평론가) 그는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개념이 확실하게 서 있지 않은, 그래서 여전해 뜨거운 감자처럼 민감한 문제로 남아있는 저작권 문제에 정면 도전, 쓰고 싶은 음악들 고른 뒤 인접권을 가진 레코드사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 “한국영화에서 최초로 선곡된 곡의 저작권 등을 해결, 모범을 보인 케이스. 뮤직비디오, OST등 선곡을 개봉 전 홍보 등 여러 가지가 돋보였던 영화”(유인택 기획시대 대표) 전례가 없었던 저작권 획득과정으로 새로운 영화음악 풍토를 일궜다는 점도 이 영화가 남긴 발자취일 것이다. 이후 무수한 국내 영화가 <접속>의 예를 따랐다.


3. <물랑 루즈>(Moulin Rouge, 2001) - 19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의 부속장치가 돼버린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음악은 영화와 중력에 있어서 평행선을 긋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와 볼리우드의 버라이어티 쇼적 요소가 융합된 영화 <물랑 루즈>는 음악이 영화와 균형을 이룬 로맨틱 뮤지컬 작품. 그만큼 영화음악이 기막히다. “최상의 스펙터클과 최상의 음악들의 향연”(전찬일 영화평론가) '물랑 루즈'는 무희들의 힘찬 캉캉 춤으로 보통명사가 된 파리 몽마르트 언덕 아래의 환락클럽이다. 영화도 여기서 벌어지는 클럽의 주역 여가수와 한 시인의 운명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명작을 현대식으로 업데이트한 <로미오+줄리엣>(1996)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감독 바즈 루어만(Baz Luhrmann)은 영상을 지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랑 루즈가 연상시키는 역동성과 그 이름이 갖는 전통성을 음악에도 고스란히 구현했다. 따라서 영화 사운드트랙은 친숙한 곡을 이 시대에 맞춘 최신 사운드로 재활해냈다. 기성세대들은 과거 젊었을 때 들었던 멜로디들이 잇따라 나와 즐겁고, 신세대들은 그게 언제 적 노래인지는 몰라도 최신의 강렬하고 웅대한 사운드라서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팝, 뮤지컬, 클래식이 융해된 하이브리드 상상력의 집합”(강유정 영화평론가)

앨범이 미국에서 1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삽입된 곡 'Lady marmalade'가 빌보드 팝 차트 정상에 오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덕이다. 이 노래는 원래 1975년 여가수 패티 라벨이 히트시켰던 올드 팝으로 오리지널을 그대로 삽입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창 잘 나가는 여가수들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릴킴, 마야, 핑크 등 4명이 합창해 불렀다.

이처럼 옛날 노래를 최신식 편곡으로 리메이크해 요즘 가수를 붙이는 방식으로 사운드트랙을 구성했다. 엘튼 존의 노래로 유명한 'Your song', 호세 펠리치아노가 불렀던 'Nature boy', 디바지의 히트곡 'Rhythm of the night' 등을 요즘 가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심지어 'Elephant love medley'에는 폴 매카트니의 'Silly love song' 필 콜린스의 'One more night' 등 무려 팝 고전 10곡을 샘플링해 기성세대들은 '내가 아는 곡이 얼마나 나오는지' 따져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직접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속삭이는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먼의 열정이 관객들의 속내를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클럽 무희들이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를 합창하는 장면의 흥분과 열기는 실로 엄청난 기세로 우리를 넉 아웃시켰다.
“바즈 루어만의 <물랑루즈>는 뮤직비디오같은 뮤지컬이죠. 영화 속에는 당연히 '노래'가 흐르는데 그 '노래'들은 우리 귀에 익숙한, 우리가 잘 아는 곡들이고 그 '노래'들이 영화 속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들여지며 신선함을 줍니다. 영화만큼 화려하고 풍성한 사운드 트랙”(CBS 신지혜 아나운서)


4. <올드 보이>(2003) - 18표
박찬욱 감독이 유럽의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 최면성과 고독 그리고 음울함의 정서가 영화를 지배한다. 이는 두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일치시키는 테마음악으로 나타난다. 오대수를 최면상태에 빠뜨리는 신호음과 조건반사를 유발하는 휴대폰 벨소리 그리고 우진의 테마('Cries and whispers'-스웨덴 명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72년작 <외침과 속삭임>을 모티프로 함)가 그것.
“우진의 과거를, 그 속에 묻힌 아픔을 위로해 주듯 우아한 왈츠풍으로 흐르는 우진의 테마 cries of whispers라든지, 섬세한 우진과는 정반대 스타일의 대수의 혼란스러움과 이겨보이겠다는 강함을 은근하게 드러낸 대수의 테마 the old boy, 그리고 모든 비극을 끌어안은 채 영화의 마지막을 다독거리는 미도의 테마 the last waltz를 세 축으로 영화 곳곳에서 적시 적때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은 영화 <올드 보이>의 거울상이 아닐까.”(CBS 신지혜 아나운서)

이 테마(이지수 작곡)는 이내 수아와 미도의 테마(음악감독 심현정 작곡)로 변주되며 오대수의 테마(심현정 작곡)와 얼개를 이룬다. “조영욱 음악감독의 작품. 특히 심현정 음악감독이 작곡한 'The last Waltz(미도의 테마)'는 쉽게 기억되는 멜로디와 깔끔한 편곡으로 인해 많은 영화음악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박기헌 영화음악감독) 애상적인 왈츠풍의 메인 테마는 곧 우진과 수아 그리고 오대수와 미도가 숙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장도리로 이빨을 뽑는 폭력적 장면에 삽입된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과 함께 이율배반적으로 설정된 클래식 메인테마는 영상과의 대위법을 구현내면서 충격을 배가시킨다. “BG로서 음악 효과와 대위법적 음악 효과의 절묘한 조화. 비주얼의 불쾌함을 상쇄시킬 줄 아는 음악 연출”(전찬일 영화평론가)
- “이 영화에 음악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도 끔찍하다”(강성률 영화평론가)


관객의 허를 찌르는 내러티브와 역설적 음악의 삽입은 조영욱 음악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서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조영욱과 박찬욱의 세련된 음악 감성이 조화를 이룬 좋은 예로 추천. 연출자와 음악감독으로서 이들만큼 호흡이 잘 맞는 쌍도 없을 것“(김영진 영화평론가) 음악적 폭력미학의 절정'이라고 할까. 그밖에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스코어는 일렉트로니카와 웨스턴풍의 서정적 멜로디가 적절히 융화되어 배경을 장식한다. 오대수의 고독을 상징하는 트럼펫 솔로와 영화의 미스터리와 음산함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아르페지오 전자음 그리고 샘플링의 앰비언트적 배합이 주인공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기도 하고 영화의 전개를 돕는다.


5.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 16표
< 와이키키 브라더스 >는 밤무대 3류 밴드의 애환과 페이소스를 다룬 '음악영화'다. 영화에 대한 기억과 다시금 추스르게 되는 감동을 바로 음악이 지휘한다.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곡들은 알다시피 1980년대를 풍미했던 곡들의 커버 버전들이다. ”1980년대의 대중음악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음악과 현실적 삶의 고단함을 적절하게 연결한 작품“(강성률 영화평론가)

밴드의 맏형인 성우(이얼)가 1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후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부르는 송골매의 '세상만사', 오지혜의 보컬 기교가 돋보이는 심수봉 오리지널 '사랑밖에 난 몰라' 등 상당수가 지금은 성인이 된 세대의 심금을 자극한다.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은 그 시절의 노래가 조금이라도 스친 사람들한테는 너무도 반갑고, 마치 헌정되듯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의 성상(星象) 김현식이 불렀던 '회상' '사랑 사랑 사랑' '빗속의 연가' 등이 거푸 흘러나온다.

음악역사는 언제나 소외 속에 피어나는 '무명의 음악 혼'과 음악대가가 선사하는 '예술적 완성의 경지'가 평행선을 달린다. 이 영화가 택한 것은 전자요, 그것이 아마추어리즘의 미학일 것이다. 그 아름다운 미완성의 노래들과 함께 극중 성우의 고교동창인 수철이 술자리에서 툭 던지는 “행복하니? 그렇게 하고 싶던 음악하고 사니까 행복하냐구!"라는 말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지나간 좋은 것을 추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이 현재화된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음악으로서 주장한 예"(김영진 영화평론가)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건....그야말로 천형이 아닌가! 그런 당신에게 작가가 던진 질문은 “그래서 넌 행복하니!!”(CBS 정우식PD)



6.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 15표
영화 < 포레스트 검프 >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1950년~70년대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으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를 투입시킨다. 단지 지능이 낮을 뿐인 검프의 희극적인 활약상과 드라마를 지켜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흐뭇한 감동을 받게 되지만 그러한 영화의 역사성을 적확히 대변해주는 영화음악이 아니었다면 그 시대를 되돌아보는 향수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격변기의 중요한 팝 넘버들을 총망라한 사운드트랙. 양이나 질이나 다 압도적이다”(이무영 영화감독)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Hound dog'(1956)를 비롯해 밥 시거의 'Against the wind'(1980)까지, “밥 시거의 'Against the wind'를 포함 6,70년대의 명곡을 총망라했기 때문. 일종의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이 시대 음반을 따로 사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측면도 있음”(오동진 문화평론가)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노래들은 당시의 시대적 감성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일단, 엄청난 수록 내용이 웬만한 컴필레이션 앨범 정도는 간단히 능가한다.'포레스트 검프'의 어린 시절 때부터 늙기까지 그 시대와 문화 트렌드를 대변하는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게 하는 탁월한 선곡이다”(성우진 음악평론가)

사운드트랙 위를 달리는 올디스 넘버들은 가히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미국 '대중음악사'라 할 만하다. “간추린 1950년대 이후 미국과 미국의 음악역사!”(임진모 음악평론가) “이 사운드트랙은 쪽집게 과외 선생처럼 팝 역사를 총정리해준다”(소승근 CBS라디오작가) 그 곡들이 나오는 순간이 기막히게 절묘하다. 역사적 현장이나 극중 중요한 장면일 때면 언제나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노래, 또 그 시절의 히트곡들이 어김없이 흘러나와 시공간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Alan Silvestri 의 드라마를 끌어가는 음악도 좋지만, 시대를 비춰주는 여러선곡들이 기역나는 영화”(방준석 영화음악감독)

베트남전 출정 때는 도어스의 'Break on through(To the other side)'와 아레사 프랭클린의 'Respect'가 반전과 저항의 소리를 대변하고, 여자친구 제니가 히피들의 천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장면에서는 스콧 매켄지의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 in your hair', 이별 장면에서는 버즈(Byrds)의 'Turn turn turn',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TV장면에서는 피프스 디멘션(Fifth Dimension)의 'Medley: Aquarius/Let the sunshine in'이 절묘하게 흘러나와 극의 이해를 돕는다. 당대에 획을 그은 수많은 고전 팝음악들이 올드 팬들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포레스트 검프가 온몸으로 관통하는 바보 같은 미국 현대사 속에서, 쉴 틈 없이 흘러나오는 미국 팝 역사의 풍요로운 만찬”(이즘 김태형) 엘비스 프레슬리와 어린 포레스트 검프가 모종의 관계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장면은 특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Hound dog'에서 보여줬던 프레슬리의 골반 춤이 포레스트 검프의 불편한 다리를 보고 따라한 것이라는 영화의 유쾌한 우화적 해석.


7. <빌리 엘리엇>(Billy Elliot, 2000) - 14표
스테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엇>이 영국영화라는 것은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음악들로 단번에 알 수 있다. 스웨덴 출신의 이글 아이 체리를 빼고는 전부 영국 가수들의 곡으로 배경음악을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영국 노래가 대부분이라서, 그것도 1970-80년대에 발표된 올드 레퍼토리들인 다수인 탓에 다소 낯설지는 모르지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영국음악을 영화로 접할,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이 이 영화음악의 최대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아마 영국인들은 이 영화의 스토리만큼이나 음악에 훈훈함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두 음악가가 남긴 명곡이 사운드트랙의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룹 T-렉스를 이끈 마크 볼란(Marc Bolan)과 폴 웰러(Paul Weller)라는 인물이다. 마크 볼란은 1970년대 초반 '글램 록' 열풍을 일으켰으나 1977년 나이 서른을 앞두고 요절해 영국인들이 두고두고 기리는 인물. 발레 소년을 다룬 내용에 맞춰 사실상의 영화 테마 곡도 그의 노래 'Cosmic dancer'로 설정했다. 유명한 곡 'Bang a gong(Get it on)' 뿐 아니라 그룹 초기의 동화적 경향을 대변한 곡 'Ride a white swan'이 수록되어 매니아들을 솔깃하게 한다. “펑크와 발레의 절묘한 만남”(고영탁 음악평론가)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인 폴 웰러는 자신의 그룹 '더 잼'을 전성기에 해체해 순수성을 지켰다는 점에서 영국에서는 절대적으로(심지어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보다 더) 숭앙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나중 그룹 '스타일 카운실'과 이후 솔로활동으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또한 웰러와 볼란 음악이 선택된 것은 영국 북부 광산촌을 무대로 하는 영화와 공히 '북부 소울'을 지향했던 둘의 음악이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흡수력이 높은 이 사운드트랙의 미학이 여기에 기인한다고 본다. “영국 대중문화의 힘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영화만 놓고 보면 미국은커녕 프랑스보다도 후진국일지 모르지만 이른바 사회파 영국영화들에는 촌스런 리얼리티가 주는 매력과 에너지가 넘칩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에는 어김없이 영국산 명곡들이 힘차게 울려 퍼집니다. “나는 열두살 때 춤을 추고 있었네~” 마크 볼란의 목소리에 맞춰 빌리가 침대 위에서 펄쩍거리던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제 인생 최고의 오프닝 신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한재희 MBC프로듀서)


8. <킬 빌>(Kill Bill, 2003) - 13표
불혹의 나이를 넘어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의 < 킬 빌 >(Kill Bill Vol. 1)은 시나리오 작업과 영화 연출 그리고 배우로 활동하면서 갈고 닦은 솜씨와 재기를 스크린에 몽땅 쏟아 부은 야심작. 이 작품에서도 타란티노의 B급 영화적 감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으로 불리는 흑인 액션영화를 비롯해 마카로니 웨스턴,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 홍콩 쇼브라더스의 쿵푸영화, TV 형사/탐정 액션물 등에 이르기까지 인종, 사회, 문화적으로 훨씬 더 종 다양성을 갖춘 영화 내적 장치들은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것들 중 최고의 통합적 산물임을 과시한다.
“영화건, 음악이건 모든 대중문화에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어떻게 시대를 넘어서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보여준 영화”(김봉석 영화평론가)

선곡능력이 탁월한 그는 영화 <킬 빌> 역시 다분히 개인적이고 키치적이나 청각적 기재를 통해 관객들을 스타일리시한 영화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중음악들을 기막히게 삽입해놓았다. 다소 장면전개와 부정합을 보이기도 하지만 '퇴행적 복고'의 산물인 영화의 시각요소를 강화하는 복고풍 음악들이 줄창 흘러나온다. 그러한 삽입곡들은 장르적 편린들이 몽타주처럼 뒤섞인 작품에 시공간적 배경을 확인시키거나 심리적인 묘사 또는 영화의 진행감을 도우면서 관객들이 동일한 감성적 토대를 구축하도록 만든다. “영화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킬 빌>은 지난 시대에 대한, 퇴색된 장르에 대한 오마주. 기존의 멋진 곡들도 수록돼 있지만, 웨스턴 무비 스타일의 스코어곡들은 <킬 빌>이 갖는 의미와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CBS 신지혜 아나운서)

다양한 요소들이 집적돼 통일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처럼 비장미가 흐르는 올드 팝에서부터 로커빌리, 힙합, 엔카, 팝 디스코, 로큰롤, 팝 연주곡,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B급 형사 액션물, 스파게티 웨스턴, 사이코 스릴러 테마음악까지 상 하위 장르적 특성이 명확한 곡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 되어있다. “상당 부분 낸시 시나트라의 'Bang Bang'과 케이코 카지가 부른 엔카 'The Flower Of Carnage'때문.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처럼 잡스러운, 믹스드된 음악 센스가 돋보이는 별스런 OST라는 점에서”(오동진 문화평론가)
-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곡들이 내용이나 화면과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타란티노 감독은 삐딱한 천재다.”(소승근 CBS 라디오작가)


사운트랙에 삽입된 곡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나 다름없다. 다채로운 음악의 편린들이 흩뿌려져있지만 전혀 산만하거나 영화의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팝 음악이 등장할 때는 그 자체로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내러티브에의 몰입이 그만큼 느슨해질 수 있지만 타란티노는 이를 잘 다룰 줄 아는 감독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중문화 큐레이터로서의 감각이 돋보였던 음악”(김영진 영화평론가)


9.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2003) - 12표
아는 가수라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퍼프 대디, 라이자 미넬리일 수밖에 없는 한 엘리트 초등학교 학생 교실에 '가짜 보결교사' 잭 블랙이 주도하는 유쾌한 '록의 반란'이 일어난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것,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구 해대는 것, 그것이 바로 록이다! 록의 본질은 바로 저항과 자유임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하고 있다. 록 스피릿을 목청껏 외치는 잭 블랙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다가도 한편으로 측은해 보인다. 아마도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현재 록의 처지와 닮아서일 것이다. 화려했던 록 역사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모양이 퍽 안쓰럽다.”(이즘 박효재) <스쿨 오브 락>은 록이라는 매개물로 학생들이, 제도적 환경을 가리키는 '맨'을 딛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고 뚱뚱하지만 열정적이고 우악스런 잭 블랙, 그의 실제와 이미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 영화는 록이 갖는 여러 코드들을 곳곳에 깔아놓으면서 일단은 학생들에게 공동체의식, 용기, 자신감을 불어넣는 쪽으로 메시지를 몰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감동을 위한 장치일 뿐 아니라 사실 록의 지향이기도 하다. 잭 블랙이 칠판에 록의 계보와 면면들을 가득 써놓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면 하나로 충분하듯 영화음악 또한 록의 기운이 넘쳐흐른다. “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애 가장 웃긴 영화 베스트 10에 꼭 들어갈 영화일 것입니다. 흐르던 음악말고도 듀이 선생(잭 블랙)이 천거하던 그 엄청난 음반들이며 교장선생님을 흥분시킨 스티비 닉스까지, 록음악의 세계로 사람을 꼬시기에는 이만한 영화가 없습니다.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야 이외에도 많지만, 이 음악만큼 정말 록 매니아들의 주체하지 못할 땀냄새를 스크린 밖으로 전해낸 영화도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한재희 MBC프로듀서)

후(The Who)의 'Substitute', 도어스의 'Touch me',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 모던 러버스의 'Roadrunner', 라몬스의 'My brain is hanging upside down'와 같은 록 역사를 수놓은 보석들이 줄지어 스크린을 잠식하며 흐른다. “평론가들의 평가가 어찌됐든, 영화의 가치가 어쨌든 이 영화는 너무나 '완소'작품이다. 잭 블랙의 명연기에 의해 'Rock'은 멋지게 승화한다. 록음악을 조금이라도 안다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 영화의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으리라...영화 곳곳에서 흐르는 Led Zeppelin, Cream, The Doors, Stevie Nicks등의 선곡은 절묘하다.”(성우진 음악평론가) “

여기에 등장하는 레퍼토리들, 방 벽면을 장식하는 포스터들, 그리고 잭 블랙이 쏟아내는 대사를 꼼꼼히 연구한다면 '간추린 록의 역사'를 더듬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를테면 록의 텍스트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 그만큼 메탈, 글램, 소울 그리고 펑크를 망라한 정통의 록 흐름을 잘 정리해놓고 있다. “만약 영상으로 록을 알려거든 이 영화를 보라.”(임진모 음악평론가) 키팅선생의 <죽은 시인의 사회>보다 덜 심각하고 록을 콘텐츠로 한다는 점에서, 록 팬들에게는 즐겁고 반가운 영화요, 영화음악이다.


10. <필라델피아, 1993>(Philadelphia) - 11표
'Street of philadelphia'를 노래한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오스카트로피를 거머쥐며 시그니처 송의 위력을 만방에 과시했지만 영화의 진한 감동은 닐 영(Neil Young)의 노래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와 동일한 제목의 노래 '필라델피아'는 그만큼 매혹적이다. 흐느끼는 피아노 선율과 슬픔을 머금은 닐 영의 음색은 마음 속 깊은 곳을 아리게 만들 정도. “주인공의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 병실에서 가족들 한사람 한사람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장례식 장면에서 나오는 'Philadelphia'와 함께 또 다른 삽입곡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Street of Philadelphia'는 심금을 울린다.”(오동진 문화평론가)

프로듀서로부터 '서던 맨'의 느낌과 유사한 노래를 주문 받은 영은 기타 록 대신에 가슴 시린 피아노발라드로 화답했다. 주인공 앤드류 백켓(톰 행크스 분)의 죽음을 애도하는 도시의 쓸쓸함이 곡의 저류를 타고 흐른다. 두 록음악 거장의 진심어린 노래는 보수적인 아카데미마저 감화시켰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Streets of Philadelphia'와 닐 영의 'Philadelphia'(이 제목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만으로도 충분하다.”(이무영 영화감독)

사회적 편견과 자신의 처지를 고뇌하는 변호사 앤드류를 위무하는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의 아리아 'La Mamma Morta'(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의 눈물어린 호소도 잊을 수 없는 영감을 준다. <양들의 침묵> 이후 조나단 드미(Jonathan Demme)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한 하워드 쇼어(Howard Shore)의 온화한 심포닉 스코어와 함께 우리들의 영혼과 심금을 울린 영화음악.


10. <8마일>(8 Mile, 2002) - 11표
< 원더 보이스 >(Wonder Boys)로 밥 딜런(Bob Dylan)에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안겨준 커티스 핸슨(Curtis Handson) 감독 작품. 2002년, < The Eminem Show >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고 'Without me' 와 'Cleaning out my closet'로 대중음악계 스타로 급부상한 에미넴(Eminem)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호평을 얻어내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자전적 영화인만큼 에미넴 그 자신의 내면과 경험에서 절로 나오는 소리를 담은 <8 마일>의 사운드트랙 또한 빌보드 앨범 차트를 호령하며 삽입곡인 'Lose yourself'를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놨다. 내친김에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거머쥐는 영예를 누렸다. 한마디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친 격, 랩 스타 '에미넴의 에미넴에 의한 에미넴을 위한' 쇼였다. “에미넴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았고, 또 그가 마지막으로 '쿨'했던 시절에 대한 기록이기도 한 이 음반 이후 그가 음악적으로나 스타일에 있어서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역시 이런 유의 아티스트는 과거를 돌아보는 시점에서 매력이 사라지나 보다.”(김태서 웹진 '웨이브' 편집장)

꼬깃꼬깃 접혀 있는 라임 노트 위에 빼곡히 적힌 글씨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힙합 비트는 주인공 래빗의 랩을 향한 열정과 그 이면에 버티고 있는 거친 삶과 생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또 하나의 주연이나 마찬가지다. 고장 난 차를 수리하던 중 엄마(킴 베이싱어 분)의 트레일러 집에서 흘러나오는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Sweet Home Alabama'를 샘플삼아 래빗과 그의 친구 퓨처가 즉흥으로 가사를 바꿔 노래를 부르고 랩을 하는 모습은 힙합의 매력 중 하나이자 이 영화의 주요 소재인 프리스타일 랩을 가장 즐겁고 친밀하게 묘사한 장면 중 하나다. “오, 에미넴! 예술적 경지의 랩을 구사하다.”(전찬일 영화평론가)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무대에 오르기 전의 긴장감을, 마지막 배틀 신에서는 자신감 충만한 래빗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몹 딥(Mobb Deep)의 'Shook One Pt. II'는 가사로서나 음악으로서나 랩 배틀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음악이었다. “허튼 수작은 집어 치워라. 뇌관 가득 총알을 집어넣고, 혈관 가득 분노를 채워 넣어라. 에미넴이 왔다. 강렬한 펀치처럼 세상을 샌드백 삼아 두드리는, 에미넴의 랩은 불로 빚은 시이다. 물로 만든 언어의 강이다.”(심영섭 영화평론가)
- 힙합이 무엇인지를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화로 들려준다.(김봉석 영화평론가)


※ 같은 표를 얻은 동순위는 영화개봉시기를 우선순위로 결정했습니다.

설문참여자
이은(MK픽쳐스 사장), 심재명(MK픽쳐스 이사), 김인수(시네마서비스 대표이사), 유인택(기획시대 대표이사), 박기헌, 방준석, 이동준, 장영규, 한재권, 이한나(이상 영화음악감독), 이무영(영화감독), 오동진(문화평론가), 전찬일, 김영진, 심영섭, 김봉석, 황영미, 김시무, 강성률, 강유정(이상 영화평론가), 남완석(우석대학교 영화과 교수), 조원희(영화배우), 이응출(상상마당 영화관), 신지혜(CBS 아나운서), 성우진(음악평론가), 김태서(웹진 '웨이브' 편집장), 진현숙(MBC 프로듀서), 한재희(MBC 프로듀서), 연세대학교 영화동아리 '프로메테우스' 회장,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 '햇살' 회장, 임진모(음악평론가), 소승근(CBS 라디오작가), 김진성(영화음악칼럼니스트), 윤석진(음악잡지 '인터내셔널 피아노' 수석기자), 정우식(CBS 라디오 프로듀서), 안재필(EBS 라디오작가), 고영탁(음악평론가), 배순탁(음악평론가), 이대화(이즘 편집장), 김민국(아이엠픽쳐스 투자제작팀 팀장), 윤지훈, 조이슬, 김두완, 김태형, 박효재(이상 이즘 필자)


2007/11 김진성 (jinsung@izm.co.kr)

원문 :
이즘(IZM) 개설 6주년 기념 특집 3
  "1990년 이후, 우리를 매료시킨 영화음악 TOP 20"(1위-공동10위)

출처 :
www.izm.co.kr
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1. 13. 21:07
이제는 고개를 돌릴 때

어제(11월 12일) 블로거뉴스 방송/연예 섹션에서 베스트 1위로 선정된 포스트의 제목이 인상 깊었다. '목포 촌놈은 <원스> 볼 권리도 없나?' 라는 제목(원래는 '촌놈은 영화 볼 권리도 없나?'였다.)의 글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에는 개봉관을 찾을 수 없는 비주류(?) 영화를 보고싶어하는 K군(가상의 인물이란다.ㅋ)의 애환을 표현한 글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원스'라는 영화만 봐도 현재 한국영화의 블럭버스터에 대한 강박관념을 벗어버려야한다고 생각한다.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만이 성공한 영화인가? 300만 이상의 관객이 동원되야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는다는데, 그렇다면 손익분기점이 낮은 저예산 영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왜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10만이든 20만이든.... 적은 인원이 선호하는 영화는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걸까?

위의 '촌놈은 영화 볼 권리도 없나?'를 쓰신 'PD the ripper'님께서 글 후반부에 덧붙인 말로 '영화=상품=돈'이라는 인식에 대한 지적을 하셨는데 내 생각도 마찬가지다. 영화가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하나의 상품이며 이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단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영화는 상품이기도 하지만 문화이기도 하고,예술이기도 하다. 문화와 예술은 돈으로 그 전부를 평가할 수 없다. 또한 문화와 예술은 일정한 기준에 의해 자로 잰 듯이 만들어져서는 안되며 또한 그것이 가능하지도 않다. 문화와 예술은 개개인의 취향과 선호가 다르듯이 개성과 다양성이 중요시된다.

현재 한국영화의 맹점은 영화를 상품으로 인식하고 무조건 많이 팔아야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의 미학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소수의 관객들을 만족시키는 것에 대해서 그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된다. 다양성이 중요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무엇보다 영화를 산업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예술로서 바라봐주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영화 관계자들이 이를 모를리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현실이 의식을 방해하고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 영화인이라고는 하지만 수익창출을 목적으로하는 기업인 배급/유통사에게 영화를 상품으로 보지말라는 말을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사정들로 '위기'라는 짐을 서로에게 떠넘기다보니 문제의 심각성이 커지기만 했다. 내가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영화인들 스스로가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있지만 직시하지 않을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관 한켠의 좌석을 차지하고 영화인들이 애써서 만든 '한국'영화를 고맙고 즐겁게 감상하는 한명의 관객으로써 한국영화가 흔들림 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픈 마음에 하릴 없는 넋두리를 해본 것이니 오해는 없기 바란다.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3. 스스로 자초한 일
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1. 13. 21:06
스스로 자초한 일

지난 여름, 'D-War'와 '화려한 휴가'가 매스컴을 뜨겁게 달궜다. 'D-War'의 작품성 논란을 배제하고도 두 영화의 제작규모나 관객동원 실적에 대한 관심은 끊일 줄 몰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개의 작품이 언론과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와중에 상영할 극장을 찾지 못해서 막을 내리는 작품들이 수두룩했다. 그 중에는 평단과 관객들에게 모두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기담'의 경우에는 영화의 팬들이 상영관 확보를 위해서 인터넷에 '탄원서'를 올리기까지 했다. 어떤 잡지에는 "누가 관객을 거지로 만들었나"라는 주제의 글이 게재되었다. 관객이 영화 상영관을 구걸할 정도로 대형 영화들이 스크린을 독점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였다. 스크린 쿼터의 한국영화 의무 상영일수는 이미 채우고도 남은 상태. 한국영화의 적은 밖이 아닌 내부에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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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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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봉된 한국영화는 총 122편. 내가 짐작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수의 영화가 개봉되었다. 목록을 살펴보니 역시나 듣도 보도 못한 제목의 영화가 눈에 띈다. 내가 미쳐 알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도 역시나 대중매체에 노출된 영화라면 어렴풋이라도 제목이 눈에 익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람과 함께 사라진' 숱한 한국영화들은 다 뭐란 말인가....

또 한가지. 수십편의 이름 모를 영화들을 물리치고 언론을 통해 어떻게든 홍보가 되어 내가 감상했었던 영화들 중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영화계의 쒸레기!!'라고 내뱉을 수 있는 영화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도대체가 이 영화가 성공할 거라고 믿고 만들었단 말인가? 하고 제작자의 능력을 의심케 할 정도의 '저질' 영화들이 분명 만들어지고-개봉하였으며-결국 망했다. 이것이 현실이다.

2007년 개봉한 한국영화 목록

그런데 '관람'이 아니라 '감상'인 이유? (ㅡ..ㅡ;; 알면서 왜물어? 켁!) 나 같은 놈들 때문에 한국영화가 발전을 못한다고? 그렇다면 헐리웃은 일찌감치 나가떨어지고 폐허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실정 상, 한국영화가 인터넷에 떠돌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극장가서 볼 사람이 다운받아 보려고 굳이 기다리린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자기 합리화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오히려 한국영화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빗나간 애정은 눈물 겨울 정도다. '한국영화는 극장에서 본다'라는 지조 높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 중 몇몇은 외국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것이 마치 문익점이 중국에서 목화씨를 몰래 들여온 것과 같은 '애국적 행동'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디 워'가 개봉할 당시, 내가 종종 이용하던 컨텐츠전문거래 사이트에서는 '디 워'의 흥행성공을 위해서 '디 워'에 관련된 동영상이 거래되지 않도록 팝업 공지까지 했었다. 그 사이트는 만약 '디 워'의 캠버전 영상이나 기타 관련 영상을 업로드/판매하였을 시에는 해당 회원을 엄중히 처벌을 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불법' 저작권물 덕분에 입에 풀칠하고, 주머니 부풀리는 분들께서 한국영화랍시고 한 수 봐 준 격이다.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2. 한국영화의 위기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4. 이제는 고개를 돌릴 때

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1. 13. 21:04
한국영화의 위기

요즘 충무로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는다. 제작환경이 열악하다, 대형배급사의 횡포가 무섭다. 배우들의 몸값이 터무니 없이 비싸다.... 그늘진 충무로의 불평도 가지각색이다. 영화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일반관객일 뿐인 나로서는 그네들의 속마음과 실상을 알 턱이 없고, 그저 제 3자의 입장에서 본 소견으로는 영화인들의 '배부른 엄살'처럼 느껴질 뿐이다.

◆ 관객 발길 끊은 하반기 극장가…한국영화 위기

◆ 한국영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나

◆ 움츠렸던 한국영화, 대작으로 재도약 노린다

◆ 한국영화 관객수 급감…점유율 50%벽 '위기'

1000만 관객 시대가 가능한 것은 영화인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한 훌륭한 작품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결국 관객의 힘이 뒤따라 주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4500만 국민 중에서 1000만 관객이 하나의 영화를 봤다는 것은 어찌보면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전국민의 4~5분의 1이 똑같은 영화를 관람했다는 것은 '문화적 다양성'을 심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전국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서도 한국영화는 '배고픈' 사정임을 호소한다.

물론,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해서 한국영화 산업이 골고루 발전한다고 볼 수 없다는 사실쯤이야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다른 관점에서 이해하면, 관객의 입맛을 적당히 자극하면 얼마든지 그에 호응해 주겠다는 관객들의 자세를 말해주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반지의 제왕'도 한국에서는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나라의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영화에 대한 뿌리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1. 한국영화의 성장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3. 스스로 자초한 일
Posted by 일보전진
Movie2007. 11. 13. 21:02

 한국영화의 성장

이미 아시아 영화의 한축을 이루고 나름의 컨텐츠들이 질적으로나 양적 측면에서 모두 상당한 성과를 보여준 바 있는 한국영화. 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시장의 불황'이라는 둥, '90년대 후반 르네상스의 쇠퇴'라는 둥하며 충무로 전반에 암운이 끼어있는 것처럼 꾀병을 부리고들 있지만 내 보기에는 이는 말그대로 '꾀병'인듯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그 꾀병마저도 서로가 "네탓이다"라고 투덜거리기만 할 뿐, 정작 '꾀병'의 원인은 아무곳에서도 찾을 수 없고 결국에는 관객에게 어이없이 화살이 겨누어지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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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는 그동안 쉴 새 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꾸준히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혹은 둘 중에 하나만이라도 갖춘) 영화들을 생산해왔다. 이러한 노력들이 90년대 말 빛을 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헐리웃 영화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던 관객들을 한국영화로 끌어모으기 시작한다. 한국형 블럭버스터를 표방한 '쉬리'를 기점으로 그 기세는 가히 폭발적으로 거세져서 이윽고는 2004년 초,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1000만 관객 동원이라는 "역사"를 쓰게된다. 1993년 서편제가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지 근 10년만에 이루어낸 이 엄청난 성과는 영화 관계자들을 물론이요, 일반관객들에게까지 한국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서편제와 실미도-태극기는 각자의 사정이 다르다. 서편제의 경우, 100만이라는 수치는 사실 '서울관객'에 국한된 것이어서 실제로는 더 많은 관객들이 서편제를 관람하였지만 그 이면에는 전국의 수많은 중고등학교들이 단체관람을 하여 억지로 숫자를 끌어올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는 이렇게 절정에 달했다. 헐리웃 블럭버스터와 TV 사이에서 존재의 위기를 느끼던 한국영화가 단숨에 상황을 역전시킨 셈이다. 스크린 쿼터의 존폐가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한국영화는 자생력과 대외적 경쟁력이 있는 수준으로 성장하였으며, 해외에서 들려오는 각종 영화제 수상소식은 한국영화가 양적 팽창과 더불어 질적 내실까지 돈독히해 왔음을 확인하게 해 주었다.

[영화] - [한국영화, 꾀병부리지 마세요] 2. 한국영화의 위기

Posted by 일보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