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트는 본인이 2003년 9월 13일 "미디어 타임라이프"의 영화해부학 칼럼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현재의 상황에 맞게 일부 수정/삭제하였습니다.
-지구에서 1000광년 떨어진 행성.
-10개의 별로 이루어진 라일라 성단.
-이온상태의 빛 에너지로 이동하는 빛보다 빠른 타키온 스피드 여행.
-지구보다 크고 자전 주기는 17분.
-지구에서는 아가페와 수토리라 불리우는 케이몬과 케이릴 두개의 태양이 뜨는 곳.
-그리고 그 두개의 태양이 200년 마다 하나가 되는 곳.
정말 이런 곳이 있을까?
케빈스페이시 주연의 "K-PAX"는 정신 병원에 오게된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프록'이 환자들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의 영화이다.
이미 "American Beauty"로 전미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케빈 스페이시(물론 그전에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던 배우지만..)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인다. 뿐만 아니라 K-PAX가 흥미로운 또 하나의 이유는 "피셔킹"의 제프 브리지스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피셔킹에서는 전직 유명 라디오디제이로 분하여 정신병자역의 로빈 윌리암스와 연기하는데, 이 영화에서도 디제이에서 정신과 의사 역으로 바뀌었을 뿐 역시 정신병자 역의 케빈 스페이시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이 영화를 보면 기존의 여러 영화의 냄새를 희미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 페노메논의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 피셔킹의 어둡고, 폐쇄적인 이미지. 아메리칸 뷰티의 온화하면서도 역설적인 분위기. 물론 등장인물들이 동일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 스토리 상에서도 상처받은 인간, 희망을 얻기 위한 노력, 소외된 사람들, 멀어져 가는 사람들끼리의 감정교류. 뭐 어찌되었든 간에 K-PAX는 왠지 상을 받아도 무방한 것처럼 정이 가는 영화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최소한 필자에게는 말이다.
사실상 이 영화는 엄청난 극적 반전도 없고, 등장인물의 감정폭도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그러한 밋밋하고 조용한 점에서 더욱 끌려드는 이유는 왜일까?
스펙타클하고 다이나믹한 블럭버스터에 지친 영화팬들에게 K-PAX를 권한다.
단, 이 영화를 보기전에 존 트라볼타 주연의 페노메논과 케빈 스페이시 주연의 아메리칸 뷰티, 제프 브리지스와 로빈 윌리암스 주연의 피셔킹, 조디 포스터의 콘택트와 넬을 강력 추천한다. 모두들 유명한 영화이니 다들 보셨겠지만, 아직 못 본 분들은 꼭 한번 봐두길 권장한다.
Movie2007. 12. 13.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