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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TAEYANG) - HOT (1st Mini Album)
아티스트 : 태양(TAEYANG)
발매일 : 2008-5-22
장르 : Hip-Hop
배급 : (주) YG 엔터테인먼트
기획 : (주) YG 엔터테인먼트
결과적으로 태양은 빅뱅의 구성원 중에서 가장 빨리 자신의 솔로앨범을 들고 팬들 앞에 섰다. 미니앨범의 형식을 빌어 현 국내 음악시장의 불황과 솔로데뷔의 위험성을 다소 완충시키려 했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앨범의 완성도면에 있어서 만족스럽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태양의 'HOT'은 여러면에서 특별히 주목할만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흑인음악이 Rap(Hiphop)과 R&B 뿐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만 흑백논리처럼 두부 자르듯 양분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이 간과되고 있음에는 틀림이 없다.
게다가 R&B는 현란한 바이브레이션이 동반되어야 성립되는 장르인 것처럼 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 'R&B'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머라이어 캐리가 노래할 때 위아래로 오르내리는 '손동작'을 연상하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 결국 잘못된 인식으로부터 시작된 경향이 정형돈의 '저질 바이브레이션'과 같이 코미디의 소재로 쓰이는 상황을 야기하였다. 바이브레이션이나 그것이 코미디의 소재로 쓰였다는 사실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과도한 바이브레이션 = R&B'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국내음악씬의 상황이 우스꽝스럽다는 뜻이다.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라는 곡을 떠올려보자. 어찌보면 가창력과는 거리가 먼 돼지 멱 따는 소리라고 할 수 있을 목소리로 별다른 기교도 없이 단순하게 노래를 부름에도 불구하고 곡의 분위기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지 않은가.
폭발적인 성량과 현란한 바이브레이션이 가창력과 음악성의 기준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태양의 보컬은 그리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머라이어 캐리처럼 4옥타브를 오르내리는 음역대나 휘트니 휴스턴처럼 귀를 울리는 폭발적인 성량, 보이스 투 맨처럼 화려한 기교의 바이브레이션이라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가수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태양이 자신에게 딱 어울리는 '맞춤형'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태양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과 가창, 외모, 스타일링, 퍼포먼스가 하나로 어우러져 각자가 서로에게 촉매처럼 작용하여 최고의 상승효과를 만들어낸다. 빅뱅의 음악은 빅뱅을 위한 음악이었다. 각각의 멤버에게 주어진 역할이 있고 이를 각자 분담해야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태양의 몫은 그만큼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솔로로 나선 '태양'에게 있어서 그의 음악과 무대는 그 자신만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내보일 수 있다.
태양의 이번 앨범을 장르로 분류하자면 Urban/Contemporary Pop Music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Hiphop과 R&B에 뿌리를 두고 있는 Justin Timberlake 이나 Usher 의 음악과 대동소이하다고나 할까? 곡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어찌됐든 완성도면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앨범이라 생각된다.
또또 덧붙인 말.
태양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듯하나 Big Bang 이란 팀에 소속되면서 파워가 봉인된 듯한 느낌.
솔로로 데뷔했을 때, 그 파괴력이 훨씬 대단했을 듯.
Big Bang의 앨범에서보다 Lexy 3집에서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곡에서 태양의 보컬이 더욱 돋보였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