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2007. 11. 28. 00:50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출연배우들의 연기와 전개되는 이야기의 화면에 시각과 지각을 온통 빼앗깁니다. 배경에 깔리거나 이야기의 일부로 나오는 음악들을 대부분의 관객들은 흘려듣기 마련이죠.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온 후에도 대부분의 관객들은 영화를 본 후 소감에 대해 배우나 장면 그리고 스토리의 구성을 가지고 왈가왈부합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 그 영화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려 할 땐 누구든지 음악을 먼저 흥얼거리게 됩니다. 배우나 장면의 구체적인 기억은 고사하고 영화의 제목도 잘 생각나지 않곤 하는데, 그제야 우리의 연상 작용은 거기에서 나온 음악의 영감을 가동시킵니다.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스코어나 삽입된 노래를 통해 영화를 재생하고 제목과 장면을 알아맞히게 되는 거죠. 마치 게임을 하듯 말입니다. 그만큼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환기성은 그 무엇보다 강합니다.

영상과 함께 필름의 트랙을 함께 달리는 음악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신체를 때리기도 하고, 마음을 쥐락펴락 긴장을 주고 이완시키면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소리로 전달합니다. 시각만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심리적 분위기를 음악이 만들어줌으로써 영화의 등장인물과 관객이 공감할 수 있게 하고 전반적인 스토리를 축약해 암시해 주기도 합니다. 수없이 극장에 걸리는 국내외 영화들 중에서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준 음악은 뭐가 있을까요. 고전(Classic)이라 칭할 아주 오래전 영화음악부터 고르자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1990년 이후' 개봉 된 영화로 시점을 한정하면 우리세대가 좋아한 영화음악으로는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대략 좁힐 수 있지 않을까요. 기성세대와 신세대 간의 격세지감도 줄이면서 공감대도 넓힐 수 있게 말입니다. 이런 취지하에 이즘(IZM)은 개설 6주년을 맞아 '1990년 이후, 우리를 매료시킨 영화음악 TOP20'설문을 실시했습니다.

시네마서비스 김인수 대표이사, 기획시대 유인택 대표, MK픽쳐스 이은 사장님과 심재명 이사, 이무영 영화감독, 오동진 문화평론가, 전찬일, 김봉석, 김영진, 심영섭, 황영미, 강유정, 김시무, 강성률(이상 영화평론가), 방준석, 이동준, 장영규, 한재권, 이한나, 박기헌(이상 영화음악감독), 남완석 우석대 영화과 교수, 성우진 음악평론가, 진현숙, 한재희, 정우식(이상 방송 프로듀서), CBS 신지혜 아나운서 등 영화/음악계에 종사하시는 전문가 29분이 도움을 주셨고, 방장 임진모, 편집장 이대화, CBS 작가 소승근, EBS 작가 안재필, 음악평론가 고영탁, 음악잡지 인터네셔널 피아노 수석기자 윤석진, 음악평론가 배순탁을 비롯한 이즘의 필자들 15명이 참여해 모두 45명이 이 설문에 응해주셨습니다. 마지막에 의견을 주신 연세대학교 영화동아리 '프로메테우스'와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 '햇살'을 포함,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아래 표 참조)

앙케트 방식은 먼저 1990년 이후 개봉된 영화들 가운데 60편의 영화를 추렸고 여기에 41명 설문참여자가 후보목록에 없더라도 자신이 베스트로 생각하는 작품을 포함해 10편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간단한 선정이유도 주문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표를 많이 얻은 20개의 작품을 집계해 '톱20'을 정했습니다. 2회로 나눠 게재하겠습니다. 먼저 20위에서 10위까지, 다음에는 1위에서 10위까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좋은 영화음악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시고 설문결과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 <트레인스포팅>(Trainspotting, 1996) - 24표
전 세계의 인터넷세대를 열광케 한 영화 <트레인스포팅>의 원동력은 에피소드별로 대담하게 엮어 놓은 영상의 간명한 호흡에도 기인하지만 무엇보다 어빈 웰시(Irvine Welsh)의 원작 컬트 소설의 문체를 음악으로 절묘하게 대입한 대니 보일(Danny Boyle)감독의 탁월한 선곡이었다. 주인공 렌튼(이완 맥그리거 분)을 핵심멤버로 비행을 일삼으며 현실 도피적 환각에 찌든 스코틀랜드 정키 공동체의 일상에, 동시대 청춘들의 '낙오자적 반항기'를 반영한 음악을 주입함으로써, 영화의 내재적 의미를 음악 전반의 감성과 통합해 시각과 청각의 통일성을 구현해낸 것이다. “새로움과 파격”(김인수 시네마서비스 대표이사)

각기 다른 트랙을 달리는 영상과 음악, 그 자체가 곧 일심동체였다. 가사와 장르적 분위기가 주는 느낌은 물론 영국출신으로 대동단결한 뮤지션들의 면면까지, 영화의 이야기를 관통한 음악은 강력한 마약성으로 관객의 중추신경을 마비시켰다. 현실의 반대편을 향해 거꾸로 질주하는 청춘들의 '삶에 대한 반항적 욕망'을 속도감 있는 영상으로 표현한 오프닝 시퀀스, 거기에 쾌속 리듬을 쳐주는 이기 팝(Iggy Pop)의 'Lust for life'(1977년, 122위) “너바나니 펄잼이야 충분히 추앙받고 있었지만 Smiths의 음악은 천대받던 시절 이 사운드트랙은 모던록과 일렉트로니카를 대중화시킨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왜 메탈리카를 제치고 괴상한 이름의 노인네가 그래미를 받는거야??”라고 메탈다이하드들의 저주를 받던 이기 팝을 제 위치에 돌려 놓았던 영화이기도“(한재희 MBC프로듀서)를 위시해 환각상태에 빠진 렌튼(이완 맥그리거)에게 음악적 약물을 투여하는 루 리드(Lou Reed)의 'Perfect day'(1972) 그리고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Deep blue day'(1983)는 영화의 메타포를 장면과 함께 가장 극렬하게 전해준다. ”폭발하는 젊음의 에너지를 보여준 음반”(강성률 영화평론가)

특히 'Perfect day'는 우울한 습기를 머금은 세대의 감성에 접속되면서 'Pale blue eyes'(영화 <접속>의 삽입곡)와 함께 루 리드를 완벽 재생시켰다. 국내 음악팬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며 '쉰'세대가 된 그가 마침내 영화를 통해 '신'세대들과 소통에 성공한 것이다. 음습한 땅속에 묻혀있던 그는 영화로 두 번 살아났다. 또한 그룹 언더월드(Underworld)의 몽환적 아우성 'Born slippy'는 지구촌 젊은이들을 댄스플로어로 끌어들이며 일렉트로니카(Electrinica)로 통칭되는 신(新)전자음악의 폭발에 기폭제로 작용했다. 이른바 얼터너티브 록 이후의 '모던 록'이 새 트렌드로 부상하는데 일등공신이 된 셈이다. 영화와 대중음악의 탁이(卓異)한 매체적 결합이 MTV의 세례를 받은 젊은 세대들의 불투명한 미래보다 확실한 절망을 선택하는 반항의 감정에 적확히 플러그인 된 '네오-이유 없는 반항'은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불리며 지구촌 피 끓는 청춘들에게 하나 된 연대의식을 이식시켰다.
- “뮤직비디오로 봐도 될 만큼 음악의 비중이 크고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잘 살려줌”(황영미 영화평론가)
- "현대 대중음악과 대중영화의 감성이 기막히게 조응했던 경우"(김영진 영화평론가)



2. <접속>(1997) - 20표
삽입곡이 무더기로 히트하면서 영화음악음반(OST) 시장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 “선곡도 훌륭한 '제 2의 창작'임을 입증한 작품이다.”(이무영 영화감독)
- “삽입곡이 왜 중요한지 한국영화계에 알려주었다”(김봉석 영화평론가)
- “이 음반으로 인해 1990년대 이후 영화음반도 팔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주었다.”(강성률 영화평론가)
- “가요 OST=팝 컴필레이션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낸 작품”(안재필 EBS라디오작가)


우선 영화 전편을 사로잡고 있는 주제곡일 뿐더러 동현과 수현의 만남을 가능케 했던 곡이 바로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Pale blue eyes'다. 루 리드의 낮게 뱉어내는 보컬이 문득 가슴을 저미는 이 곡은 동현에게 있어서 옛 사랑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리움의 노래이자 새로운 사랑을 예감케 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이 곡에 대한 호응은 마니아들을 제외하고 대중들에게는 기억 저편에 묻혔던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오버그라운드로 이끌어 낸 장본인. 영상이 갖는 파급효과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이즘 박효재)

컴퓨터를 통해서만 얘기하던 두 사람이 처음 서로를 확인하게 되는 마지막 장면을 아름답게 감싸 안던 곡은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노트북'을 팝으로 편곡해 1965년 토이즈에 의해 히트한 'A lover's concerto'. 여기선 1966년에 이 곡을 리메이크한 재즈 여가수 사라 본(Sarah Vaughan)의 노래가 삽입되었다. 그녀의 호소력이 강한 보컬은 해피엔딩 속에서 빛을 발한 이 곡을 단숨에 최고 애청 레퍼토리로 만들었다.
- “올디스 명곡들을 열곡 스무곡씩 담은 헐리웃 OST보다 더 매력적입니다. 10년전, 피카디리에서 이 영화를 보고 나온 밤, 영화관 앞에 정말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네요. IMF가 들이닥치기 직전, 사라본의 음성이 리어카에서 메아리치던 종로 거리는 참으로 로맨틱했습니다. How gentle is the rain!”(한재희 MBC프로듀서)

영화 속에 삽입된 모든 노래를 잘 골라낸 사람은 국내 최초의 영화음악 프로듀서로 평가받은 조영욱이다. “한국영화사에서 음악 감독 조영욱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린 영화. 음악이 영화의 보조요소가 아니라 영화의 정서를 가늠해주는 주요 표현요소라는 걸 각인시킨 작품”(김영진 영화평론가) 그는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개념이 확실하게 서 있지 않은, 그래서 여전해 뜨거운 감자처럼 민감한 문제로 남아있는 저작권 문제에 정면 도전, 쓰고 싶은 음악들 고른 뒤 인접권을 가진 레코드사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 “한국영화에서 최초로 선곡된 곡의 저작권 등을 해결, 모범을 보인 케이스. 뮤직비디오, OST등 선곡을 개봉 전 홍보 등 여러 가지가 돋보였던 영화”(유인택 기획시대 대표) 전례가 없었던 저작권 획득과정으로 새로운 영화음악 풍토를 일궜다는 점도 이 영화가 남긴 발자취일 것이다. 이후 무수한 국내 영화가 <접속>의 예를 따랐다.


3. <물랑 루즈>(Moulin Rouge, 2001) - 19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의 부속장치가 돼버린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음악은 영화와 중력에 있어서 평행선을 긋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와 볼리우드의 버라이어티 쇼적 요소가 융합된 영화 <물랑 루즈>는 음악이 영화와 균형을 이룬 로맨틱 뮤지컬 작품. 그만큼 영화음악이 기막히다. “최상의 스펙터클과 최상의 음악들의 향연”(전찬일 영화평론가) '물랑 루즈'는 무희들의 힘찬 캉캉 춤으로 보통명사가 된 파리 몽마르트 언덕 아래의 환락클럽이다. 영화도 여기서 벌어지는 클럽의 주역 여가수와 한 시인의 운명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명작을 현대식으로 업데이트한 <로미오+줄리엣>(1996)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감독 바즈 루어만(Baz Luhrmann)은 영상을 지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물랑 루즈가 연상시키는 역동성과 그 이름이 갖는 전통성을 음악에도 고스란히 구현했다. 따라서 영화 사운드트랙은 친숙한 곡을 이 시대에 맞춘 최신 사운드로 재활해냈다. 기성세대들은 과거 젊었을 때 들었던 멜로디들이 잇따라 나와 즐겁고, 신세대들은 그게 언제 적 노래인지는 몰라도 최신의 강렬하고 웅대한 사운드라서 전혀 이질적이지 않다. “팝, 뮤지컬, 클래식이 융해된 하이브리드 상상력의 집합”(강유정 영화평론가)

앨범이 미국에서 100만장 이상이 팔려나갈 정도로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여기에 삽입된 곡 'Lady marmalade'가 빌보드 팝 차트 정상에 오르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덕이다. 이 노래는 원래 1975년 여가수 패티 라벨이 히트시켰던 올드 팝으로 오리지널을 그대로 삽입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창 잘 나가는 여가수들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릴킴, 마야, 핑크 등 4명이 합창해 불렀다.

이처럼 옛날 노래를 최신식 편곡으로 리메이크해 요즘 가수를 붙이는 방식으로 사운드트랙을 구성했다. 엘튼 존의 노래로 유명한 'Your song', 호세 펠리치아노가 불렀던 'Nature boy', 디바지의 히트곡 'Rhythm of the night' 등을 요즘 가수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심지어 'Elephant love medley'에는 폴 매카트니의 'Silly love song' 필 콜린스의 'One more night' 등 무려 팝 고전 10곡을 샘플링해 기성세대들은 '내가 아는 곡이 얼마나 나오는지' 따져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직접 노래를 부르며 사랑을 속삭이는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먼의 열정이 관객들의 속내를 달아오르게 만들었지만, 클럽 무희들이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를 합창하는 장면의 흥분과 열기는 실로 엄청난 기세로 우리를 넉 아웃시켰다.
“바즈 루어만의 <물랑루즈>는 뮤직비디오같은 뮤지컬이죠. 영화 속에는 당연히 '노래'가 흐르는데 그 '노래'들은 우리 귀에 익숙한, 우리가 잘 아는 곡들이고 그 '노래'들이 영화 속에서 새로운 옷을 입고 새롭게 들여지며 신선함을 줍니다. 영화만큼 화려하고 풍성한 사운드 트랙”(CBS 신지혜 아나운서)


4. <올드 보이>(2003) - 18표
박찬욱 감독이 유럽의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영화. 최면성과 고독 그리고 음울함의 정서가 영화를 지배한다. 이는 두 주인공의 내면세계를 일치시키는 테마음악으로 나타난다. 오대수를 최면상태에 빠뜨리는 신호음과 조건반사를 유발하는 휴대폰 벨소리 그리고 우진의 테마('Cries and whispers'-스웨덴 명감독 잉마르 베리만의 72년작 <외침과 속삭임>을 모티프로 함)가 그것.
“우진의 과거를, 그 속에 묻힌 아픔을 위로해 주듯 우아한 왈츠풍으로 흐르는 우진의 테마 cries of whispers라든지, 섬세한 우진과는 정반대 스타일의 대수의 혼란스러움과 이겨보이겠다는 강함을 은근하게 드러낸 대수의 테마 the old boy, 그리고 모든 비극을 끌어안은 채 영화의 마지막을 다독거리는 미도의 테마 the last waltz를 세 축으로 영화 곳곳에서 적시 적때 모습을 드러내는 음악은 영화 <올드 보이>의 거울상이 아닐까.”(CBS 신지혜 아나운서)

이 테마(이지수 작곡)는 이내 수아와 미도의 테마(음악감독 심현정 작곡)로 변주되며 오대수의 테마(심현정 작곡)와 얼개를 이룬다. “조영욱 음악감독의 작품. 특히 심현정 음악감독이 작곡한 'The last Waltz(미도의 테마)'는 쉽게 기억되는 멜로디와 깔끔한 편곡으로 인해 많은 영화음악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박기헌 영화음악감독) 애상적인 왈츠풍의 메인 테마는 곧 우진과 수아 그리고 오대수와 미도가 숙명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함축적으로 표현한다. 장도리로 이빨을 뽑는 폭력적 장면에 삽입된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과 함께 이율배반적으로 설정된 클래식 메인테마는 영상과의 대위법을 구현내면서 충격을 배가시킨다. “BG로서 음악 효과와 대위법적 음악 효과의 절묘한 조화. 비주얼의 불쾌함을 상쇄시킬 줄 아는 음악 연출”(전찬일 영화평론가)
- “이 영화에 음악이 없다고 생각하면 너무도 끔찍하다”(강성률 영화평론가)


관객의 허를 찌르는 내러티브와 역설적 음악의 삽입은 조영욱 음악감독과 박찬욱 감독이 서로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조영욱과 박찬욱의 세련된 음악 감성이 조화를 이룬 좋은 예로 추천. 연출자와 음악감독으로서 이들만큼 호흡이 잘 맞는 쌍도 없을 것“(김영진 영화평론가) 음악적 폭력미학의 절정'이라고 할까. 그밖에 영화 전반을 아우르는 스코어는 일렉트로니카와 웨스턴풍의 서정적 멜로디가 적절히 융화되어 배경을 장식한다. 오대수의 고독을 상징하는 트럼펫 솔로와 영화의 미스터리와 음산함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아르페지오 전자음 그리고 샘플링의 앰비언트적 배합이 주인공 캐릭터의 내면을 표현하기도 하고 영화의 전개를 돕는다.


5.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 16표
< 와이키키 브라더스 >는 밤무대 3류 밴드의 애환과 페이소스를 다룬 '음악영화'다. 영화에 대한 기억과 다시금 추스르게 되는 감동을 바로 음악이 지휘한다.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곡들은 알다시피 1980년대를 풍미했던 곡들의 커버 버전들이다. ”1980년대의 대중음악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음악과 현실적 삶의 고단함을 적절하게 연결한 작품“(강성률 영화평론가)

밴드의 맏형인 성우(이얼)가 10여년 만에 고향을 찾은 후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부르는 송골매의 '세상만사', 오지혜의 보컬 기교가 돋보이는 심수봉 오리지널 '사랑밖에 난 몰라' 등 상당수가 지금은 성인이 된 세대의 심금을 자극한다. 약간의 시차는 있지만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 신촌블루스의 '골목길'은 그 시절의 노래가 조금이라도 스친 사람들한테는 너무도 반갑고, 마치 헌정되듯 1980년대 언더그라운드의 성상(星象) 김현식이 불렀던 '회상' '사랑 사랑 사랑' '빗속의 연가' 등이 거푸 흘러나온다.

음악역사는 언제나 소외 속에 피어나는 '무명의 음악 혼'과 음악대가가 선사하는 '예술적 완성의 경지'가 평행선을 달린다. 이 영화가 택한 것은 전자요, 그것이 아마추어리즘의 미학일 것이다. 그 아름다운 미완성의 노래들과 함께 극중 성우의 고교동창인 수철이 술자리에서 툭 던지는 “행복하니? 그렇게 하고 싶던 음악하고 사니까 행복하냐구!"라는 말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지나간 좋은 것을 추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성이 현재화된 삶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음악으로서 주장한 예"(김영진 영화평론가)
“이 땅에서 음악을 한다는 건....그야말로 천형이 아닌가! 그런 당신에게 작가가 던진 질문은 “그래서 넌 행복하니!!”(CBS 정우식PD)



6. <포레스트 검프>(Forrest Gump, 1994) - 15표
영화 < 포레스트 검프 >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1950년~70년대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으로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를 투입시킨다. 단지 지능이 낮을 뿐인 검프의 희극적인 활약상과 드라마를 지켜보며 추억을 회상하고 흐뭇한 감동을 받게 되지만 그러한 영화의 역사성을 적확히 대변해주는 영화음악이 아니었다면 그 시대를 되돌아보는 향수는 반감되었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격변기의 중요한 팝 넘버들을 총망라한 사운드트랙. 양이나 질이나 다 압도적이다”(이무영 영화감독)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 'Hound dog'(1956)를 비롯해 밥 시거의 'Against the wind'(1980)까지, “밥 시거의 'Against the wind'를 포함 6,70년대의 명곡을 총망라했기 때문. 일종의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이 시대 음반을 따로 사지 않아도 되는 '경제적'인 측면도 있음”(오동진 문화평론가)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노래들은 당시의 시대적 감성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해낸다. “일단, 엄청난 수록 내용이 웬만한 컴필레이션 앨범 정도는 간단히 능가한다.'포레스트 검프'의 어린 시절 때부터 늙기까지 그 시대와 문화 트렌드를 대변하는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게 하는 탁월한 선곡이다”(성우진 음악평론가)

사운드트랙 위를 달리는 올디스 넘버들은 가히 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미국 '대중음악사'라 할 만하다. “간추린 1950년대 이후 미국과 미국의 음악역사!”(임진모 음악평론가) “이 사운드트랙은 쪽집게 과외 선생처럼 팝 역사를 총정리해준다”(소승근 CBS라디오작가) 그 곡들이 나오는 순간이 기막히게 절묘하다. 역사적 현장이나 극중 중요한 장면일 때면 언제나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노래, 또 그 시절의 히트곡들이 어김없이 흘러나와 시공간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Alan Silvestri 의 드라마를 끌어가는 음악도 좋지만, 시대를 비춰주는 여러선곡들이 기역나는 영화”(방준석 영화음악감독)

베트남전 출정 때는 도어스의 'Break on through(To the other side)'와 아레사 프랭클린의 'Respect'가 반전과 저항의 소리를 대변하고, 여자친구 제니가 히피들의 천국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장면에서는 스콧 매켄지의 'San Francisco(Be sure to wear some flower in your hair', 이별 장면에서는 버즈(Byrds)의 'Turn turn turn',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TV장면에서는 피프스 디멘션(Fifth Dimension)의 'Medley: Aquarius/Let the sunshine in'이 절묘하게 흘러나와 극의 이해를 돕는다. 당대에 획을 그은 수많은 고전 팝음악들이 올드 팬들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포레스트 검프가 온몸으로 관통하는 바보 같은 미국 현대사 속에서, 쉴 틈 없이 흘러나오는 미국 팝 역사의 풍요로운 만찬”(이즘 김태형) 엘비스 프레슬리와 어린 포레스트 검프가 모종의 관계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장면은 특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 'Hound dog'에서 보여줬던 프레슬리의 골반 춤이 포레스트 검프의 불편한 다리를 보고 따라한 것이라는 영화의 유쾌한 우화적 해석.


7. <빌리 엘리엇>(Billy Elliot, 2000) - 14표
스테판 달드리 감독의 영화 <빌리 엘리엇>이 영국영화라는 것은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음악들로 단번에 알 수 있다. 스웨덴 출신의 이글 아이 체리를 빼고는 전부 영국 가수들의 곡으로 배경음악을 채워놓았기 때문이다. 영국 노래가 대부분이라서, 그것도 1970-80년대에 발표된 올드 레퍼토리들인 다수인 탓에 다소 낯설지는 모르지만 화려했던 과거에 비해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영국음악을 영화로 접할, 흔치 않은 기회라는 점이 이 영화음악의 최대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아마 영국인들은 이 영화의 스토리만큼이나 음악에 훈훈함을 느낄 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존경해마지 않는 두 음악가가 남긴 명곡이 사운드트랙의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그룹 T-렉스를 이끈 마크 볼란(Marc Bolan)과 폴 웰러(Paul Weller)라는 인물이다. 마크 볼란은 1970년대 초반 '글램 록' 열풍을 일으켰으나 1977년 나이 서른을 앞두고 요절해 영국인들이 두고두고 기리는 인물. 발레 소년을 다룬 내용에 맞춰 사실상의 영화 테마 곡도 그의 노래 'Cosmic dancer'로 설정했다. 유명한 곡 'Bang a gong(Get it on)' 뿐 아니라 그룹 초기의 동화적 경향을 대변한 곡 'Ride a white swan'이 수록되어 매니아들을 솔깃하게 한다. “펑크와 발레의 절묘한 만남”(고영탁 음악평론가)

상대적으로 생소한 이름인 폴 웰러는 자신의 그룹 '더 잼'을 전성기에 해체해 순수성을 지켰다는 점에서 영국에서는 절대적으로(심지어 폴 매카트니와 엘튼 존보다 더) 숭앙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나중 그룹 '스타일 카운실'과 이후 솔로활동으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렸다. 또한 웰러와 볼란 음악이 선택된 것은 영국 북부 광산촌을 무대로 하는 영화와 공히 '북부 소울'을 지향했던 둘의 음악이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흡수력이 높은 이 사운드트랙의 미학이 여기에 기인한다고 본다. “영국 대중문화의 힘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영화만 놓고 보면 미국은커녕 프랑스보다도 후진국일지 모르지만 이른바 사회파 영국영화들에는 촌스런 리얼리티가 주는 매력과 에너지가 넘칩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에는 어김없이 영국산 명곡들이 힘차게 울려 퍼집니다. “나는 열두살 때 춤을 추고 있었네~” 마크 볼란의 목소리에 맞춰 빌리가 침대 위에서 펄쩍거리던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제 인생 최고의 오프닝 신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한재희 MBC프로듀서)


8. <킬 빌>(Kill Bill, 2003) - 13표
불혹의 나이를 넘어 만든 쿠엔틴 타란티노의 < 킬 빌 >(Kill Bill Vol. 1)은 시나리오 작업과 영화 연출 그리고 배우로 활동하면서 갈고 닦은 솜씨와 재기를 스크린에 몽땅 쏟아 부은 야심작. 이 작품에서도 타란티노의 B급 영화적 감성은 여전하다. 하지만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으로 불리는 흑인 액션영화를 비롯해 마카로니 웨스턴,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 홍콩 쇼브라더스의 쿵푸영화, TV 형사/탐정 액션물 등에 이르기까지 인종, 사회, 문화적으로 훨씬 더 종 다양성을 갖춘 영화 내적 장치들은 지금까지 그가 선보인 것들 중 최고의 통합적 산물임을 과시한다.
“영화건, 음악이건 모든 대중문화에서 주류가 아닌 비주류가 어떻게 시대를 넘어서도 생존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보여준 영화”(김봉석 영화평론가)

선곡능력이 탁월한 그는 영화 <킬 빌> 역시 다분히 개인적이고 키치적이나 청각적 기재를 통해 관객들을 스타일리시한 영화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대중음악들을 기막히게 삽입해놓았다. 다소 장면전개와 부정합을 보이기도 하지만 '퇴행적 복고'의 산물인 영화의 시각요소를 강화하는 복고풍 음악들이 줄창 흘러나온다. 그러한 삽입곡들은 장르적 편린들이 몽타주처럼 뒤섞인 작품에 시공간적 배경을 확인시키거나 심리적인 묘사 또는 영화의 진행감을 도우면서 관객들이 동일한 감성적 토대를 구축하도록 만든다. “영화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킬 빌>은 지난 시대에 대한, 퇴색된 장르에 대한 오마주. 기존의 멋진 곡들도 수록돼 있지만, 웨스턴 무비 스타일의 스코어곡들은 <킬 빌>이 갖는 의미와 주제를 더욱 부각시킨다.”(CBS 신지혜 아나운서)

다양한 요소들이 집적돼 통일적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처럼 비장미가 흐르는 올드 팝에서부터 로커빌리, 힙합, 엔카, 팝 디스코, 로큰롤, 팝 연주곡, 일렉트로니카, 그리고 B급 형사 액션물, 스파게티 웨스턴, 사이코 스릴러 테마음악까지 상 하위 장르적 특성이 명확한 곡들이 이합집산(離合集散) 되어있다. “상당 부분 낸시 시나트라의 'Bang Bang'과 케이코 카지가 부른 엔카 'The Flower Of Carnage'때문.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처럼 잡스러운, 믹스드된 음악 센스가 돋보이는 별스런 OST라는 점에서”(오동진 문화평론가)
-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곡들이 내용이나 화면과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리는지.. 타란티노 감독은 삐딱한 천재다.”(소승근 CBS 라디오작가)


사운트랙에 삽입된 곡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나 다름없다. 다채로운 음악의 편린들이 흩뿌려져있지만 전혀 산만하거나 영화의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팝 음악이 등장할 때는 그 자체로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내러티브에의 몰입이 그만큼 느슨해질 수 있지만 타란티노는 이를 잘 다룰 줄 아는 감독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대중문화 큐레이터로서의 감각이 돋보였던 음악”(김영진 영화평론가)


9.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 2003) - 12표
아는 가수라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퍼프 대디, 라이자 미넬리일 수밖에 없는 한 엘리트 초등학교 학생 교실에 '가짜 보결교사' 잭 블랙이 주도하는 유쾌한 '록의 반란'이 일어난다.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것, 눈치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구 해대는 것, 그것이 바로 록이다! 록의 본질은 바로 저항과 자유임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하고 있다. 록 스피릿을 목청껏 외치는 잭 블랙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보이다가도 한편으로 측은해 보인다. 아마도 대중들에게 외면받는 현재 록의 처지와 닮아서일 것이다. 화려했던 록 역사의 끝자락을 부여잡은 모양이 퍽 안쓰럽다.”(이즘 박효재) <스쿨 오브 락>은 록이라는 매개물로 학생들이, 제도적 환경을 가리키는 '맨'을 딛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작고 뚱뚱하지만 열정적이고 우악스런 잭 블랙, 그의 실제와 이미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이 영화는 록이 갖는 여러 코드들을 곳곳에 깔아놓으면서 일단은 학생들에게 공동체의식, 용기, 자신감을 불어넣는 쪽으로 메시지를 몰아간다. 하지만 그것은 영화의 감동을 위한 장치일 뿐 아니라 사실 록의 지향이기도 하다. 잭 블랙이 칠판에 록의 계보와 면면들을 가득 써놓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장면 하나로 충분하듯 영화음악 또한 록의 기운이 넘쳐흐른다. “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애 가장 웃긴 영화 베스트 10에 꼭 들어갈 영화일 것입니다. 흐르던 음악말고도 듀이 선생(잭 블랙)이 천거하던 그 엄청난 음반들이며 교장선생님을 흥분시킨 스티비 닉스까지, 록음악의 세계로 사람을 꼬시기에는 이만한 영화가 없습니다.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야 이외에도 많지만, 이 음악만큼 정말 록 매니아들의 주체하지 못할 땀냄새를 스크린 밖으로 전해낸 영화도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한재희 MBC프로듀서)

후(The Who)의 'Substitute', 도어스의 'Touch me', 레드 제플린의 'Immigrant song', 모던 러버스의 'Roadrunner', 라몬스의 'My brain is hanging upside down'와 같은 록 역사를 수놓은 보석들이 줄지어 스크린을 잠식하며 흐른다. “평론가들의 평가가 어찌됐든, 영화의 가치가 어쨌든 이 영화는 너무나 '완소'작품이다. 잭 블랙의 명연기에 의해 'Rock'은 멋지게 승화한다. 록음악을 조금이라도 안다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이 영화의 마력에서 헤어날 수 없으리라...영화 곳곳에서 흐르는 Led Zeppelin, Cream, The Doors, Stevie Nicks등의 선곡은 절묘하다.”(성우진 음악평론가) “

여기에 등장하는 레퍼토리들, 방 벽면을 장식하는 포스터들, 그리고 잭 블랙이 쏟아내는 대사를 꼼꼼히 연구한다면 '간추린 록의 역사'를 더듬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를테면 록의 텍스트북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 그만큼 메탈, 글램, 소울 그리고 펑크를 망라한 정통의 록 흐름을 잘 정리해놓고 있다. “만약 영상으로 록을 알려거든 이 영화를 보라.”(임진모 음악평론가) 키팅선생의 <죽은 시인의 사회>보다 덜 심각하고 록을 콘텐츠로 한다는 점에서, 록 팬들에게는 즐겁고 반가운 영화요, 영화음악이다.


10. <필라델피아, 1993>(Philadelphia) - 11표
'Street of philadelphia'를 노래한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 오스카트로피를 거머쥐며 시그니처 송의 위력을 만방에 과시했지만 영화의 진한 감동은 닐 영(Neil Young)의 노래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와 동일한 제목의 노래 '필라델피아'는 그만큼 매혹적이다. 흐느끼는 피아노 선율과 슬픔을 머금은 닐 영의 음색은 마음 속 깊은 곳을 아리게 만들 정도. “주인공의 마지막 임종을 앞두고 병실에서 가족들 한사람 한사람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장례식 장면에서 나오는 'Philadelphia'와 함께 또 다른 삽입곡인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Street of Philadelphia'는 심금을 울린다.”(오동진 문화평론가)

프로듀서로부터 '서던 맨'의 느낌과 유사한 노래를 주문 받은 영은 기타 록 대신에 가슴 시린 피아노발라드로 화답했다. 주인공 앤드류 백켓(톰 행크스 분)의 죽음을 애도하는 도시의 쓸쓸함이 곡의 저류를 타고 흐른다. 두 록음악 거장의 진심어린 노래는 보수적인 아카데미마저 감화시켰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Streets of Philadelphia'와 닐 영의 'Philadelphia'(이 제목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만으로도 충분하다.”(이무영 영화감독)

사회적 편견과 자신의 처지를 고뇌하는 변호사 앤드류를 위무하는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의 아리아 'La Mamma Morta'(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의 눈물어린 호소도 잊을 수 없는 영감을 준다. <양들의 침묵> 이후 조나단 드미(Jonathan Demme) 감독과 다시 의기투합한 하워드 쇼어(Howard Shore)의 온화한 심포닉 스코어와 함께 우리들의 영혼과 심금을 울린 영화음악.


10. <8마일>(8 Mile, 2002) - 11표
< 원더 보이스 >(Wonder Boys)로 밥 딜런(Bob Dylan)에게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안겨준 커티스 핸슨(Curtis Handson) 감독 작품. 2002년, < The Eminem Show >를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려놓고 'Without me' 와 'Cleaning out my closet'로 대중음악계 스타로 급부상한 에미넴(Eminem)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호평을 얻어내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자기 이야기를 하는 자전적 영화인만큼 에미넴 그 자신의 내면과 경험에서 절로 나오는 소리를 담은 <8 마일>의 사운드트랙 또한 빌보드 앨범 차트를 호령하며 삽입곡인 'Lose yourself'를 싱글 차트 1위에 올려놨다. 내친김에 아카데미 주제가상까지 거머쥐는 영예를 누렸다. 한마디로 혼자서 북치고 장구 친 격, 랩 스타 '에미넴의 에미넴에 의한 에미넴을 위한' 쇼였다. “에미넴의 자전적 스토리를 담았고, 또 그가 마지막으로 '쿨'했던 시절에 대한 기록이기도 한 이 음반 이후 그가 음악적으로나 스타일에 있어서나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역시 이런 유의 아티스트는 과거를 돌아보는 시점에서 매력이 사라지나 보다.”(김태서 웹진 '웨이브' 편집장)

꼬깃꼬깃 접혀 있는 라임 노트 위에 빼곡히 적힌 글씨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힙합 비트는 주인공 래빗의 랩을 향한 열정과 그 이면에 버티고 있는 거친 삶과 생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또 하나의 주연이나 마찬가지다. 고장 난 차를 수리하던 중 엄마(킴 베이싱어 분)의 트레일러 집에서 흘러나오는 레너드 스키너드(Lynyrd Skynyrd)의 'Sweet Home Alabama'를 샘플삼아 래빗과 그의 친구 퓨처가 즉흥으로 가사를 바꿔 노래를 부르고 랩을 하는 모습은 힙합의 매력 중 하나이자 이 영화의 주요 소재인 프리스타일 랩을 가장 즐겁고 친밀하게 묘사한 장면 중 하나다. “오, 에미넴! 예술적 경지의 랩을 구사하다.”(전찬일 영화평론가)

영화의 도입부에서는 무대에 오르기 전의 긴장감을, 마지막 배틀 신에서는 자신감 충만한 래빗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몹 딥(Mobb Deep)의 'Shook One Pt. II'는 가사로서나 음악으로서나 랩 배틀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음악이었다. “허튼 수작은 집어 치워라. 뇌관 가득 총알을 집어넣고, 혈관 가득 분노를 채워 넣어라. 에미넴이 왔다. 강렬한 펀치처럼 세상을 샌드백 삼아 두드리는, 에미넴의 랩은 불로 빚은 시이다. 물로 만든 언어의 강이다.”(심영섭 영화평론가)
- 힙합이 무엇인지를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화로 들려준다.(김봉석 영화평론가)


※ 같은 표를 얻은 동순위는 영화개봉시기를 우선순위로 결정했습니다.

설문참여자
이은(MK픽쳐스 사장), 심재명(MK픽쳐스 이사), 김인수(시네마서비스 대표이사), 유인택(기획시대 대표이사), 박기헌, 방준석, 이동준, 장영규, 한재권, 이한나(이상 영화음악감독), 이무영(영화감독), 오동진(문화평론가), 전찬일, 김영진, 심영섭, 김봉석, 황영미, 김시무, 강성률, 강유정(이상 영화평론가), 남완석(우석대학교 영화과 교수), 조원희(영화배우), 이응출(상상마당 영화관), 신지혜(CBS 아나운서), 성우진(음악평론가), 김태서(웹진 '웨이브' 편집장), 진현숙(MBC 프로듀서), 한재희(MBC 프로듀서), 연세대학교 영화동아리 '프로메테우스' 회장, 건국대학교 영화동아리 '햇살' 회장, 임진모(음악평론가), 소승근(CBS 라디오작가), 김진성(영화음악칼럼니스트), 윤석진(음악잡지 '인터내셔널 피아노' 수석기자), 정우식(CBS 라디오 프로듀서), 안재필(EBS 라디오작가), 고영탁(음악평론가), 배순탁(음악평론가), 이대화(이즘 편집장), 김민국(아이엠픽쳐스 투자제작팀 팀장), 윤지훈, 조이슬, 김두완, 김태형, 박효재(이상 이즘 필자)


2007/11 김진성 (jinsung@izm.co.kr)

원문 :
이즘(IZM) 개설 6주년 기념 특집 3
  "1990년 이후, 우리를 매료시킨 영화음악 TOP 20"(1위-공동10위)

출처 :
www.izm.co.kr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1. 2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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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ang - Hot Issue (2nd Mini Album)
아티스트 : 빅뱅(BIGBANG)
발매일 : 2007-11-22
장르 : Hip-Hop
배급 : (주) YG 엔터테인먼트
기획 : (주) YG 엔터테인먼트



일취월장.
Big Bang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는 말이다.
3장의 싱글, 1장의 정규앨범, 두장의 미니앨범을 발매한 Big Bang.
원칙적으로는 고작 1집을 발매한 신인에 불과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쪼개어 자신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그들의 행보는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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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지누션 1집을 기점으로 시작된 YG 사단의 숱한 앨범들을 모두 섭렵하며
나름 YG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던 내 생각으로는
이번에 발매되는 Big Bang의 두번째 미니앨범 'Hot Issue'가 꽤나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보여진다.

여태까지 YG 사단의 음악은 'Perry''Teddy'가 거의 양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YG와 '깊은' 관계인 M-boat 소속 가수들을 제외하고 Hiphop 음악을 추구하는 정통 YG Family만 따진다면..)
간간히 가수들 스스로가 곡을 쓰기도 하고
최근 '용감한 형제'가 등장하여 특유의 일렉트로니카적인 사운드로 YG 내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지만
초창기 YG에서 발매되는 거의 모든 앨범에 곡을 쓰고 프로듀스한 Perry와
1TYM에서 시작하여 이후 YG 식구들에게까지 곡을 써주며 프로듀서로 발돋움한 Teddy가
이제까지 YG의 음악을 만들어낸 중추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Perry와 Teddy는 모두 Hiphop 이란 장르의 음악을 추구하지만 각자 서로 다른 분위기의 곡을 만들어낸다.
Perry는 탁월한 믹싱실력을 자랑하며 화려하고 세밀한 비트와 멜로디를 만들어내는 반면,
Teddy는 심플하면서도 파워풀한 리듬의 음악을 곧 잘 만들어내곤 한다.

Big Bang의 등장은 1기-Perry, 2기-Teddy에 이은 3기-YG표 작곡가 G-Dragon이 탄생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G-Dragon의 작곡-프로듀스 능력은 상당히 뛰어날뿐만 아니라
Perry, Teddy 못지 않게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매력적이다.
곡을 쓰는 능력 못지 않게 노래, 랩실력도 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이번에 발매되는 'Hot Issue'는 총 6곡 중에서 5곡을 G-Dragon이 작곡/프로듀스하였다.
곡의 참여도면에 있어서도 G-Dragon의 비중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많은 편이다.
한 음악사이트에서는 Big Bang 앨범이 아니라 G-Dragon 앨범이 아니냐는 댓글이 달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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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G-Dragon 이 외의 Big Bang 멤버들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Akon의 노래를 연상시키는 태양의 창법과
굵고 낮은 베이스톤의 목소리를 가진 TOP의 안정감 있는 랩핑,
한국적 감수성과 R&B의 분위기를 적절히 섞어 놓은듯한 대성, 승리의 보컬.
이 모두가 그들의 음악을 Big Bang 스타일로 승화시키는 매력 포인트이다.

그러나 역시 Big Bang의 음악 스타일은 G-Dragon의 음악 스타일과 맞닿아 있다.
Perry와 Teddy가 정통 Hiphop을 기반으로 각기 다른 스타일을 완성시켰다면,
G-Dragon은 Hiphop 비트와 하우스 일렉트로닉 리듬을 혼합하여
보다 진보적인 퓨전 힙합 사운드를 만들어 간다고 할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귀에 쏙 들어오는 강렬한 임팩트의 멜로디를 중심으로
Up Tempo의 노래들이 주가 되는 것도 G-Dragon만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Hot Issue'야 말로 Big Bang(혹은 G-Dragon) 스타일의 음악의 전형을 보여주는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전작들의 곳곳에서 허술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에 반해
'Hot Issue'는 6곡 모두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라이브 무대에서 과연 'Hot Issue'에 수록된 곡들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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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Intro- 핫 이슈 (Hot Issue)
(작곡: 용감한형제, G-DRAGON 작사: G-DRAGON)
위에서 언급한 힙합-하우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인트로 트랙이다.
목소리를 낮게 깔면서 차분하면서도 다그치는 듯 뿜어내는 랩핑은 YG의 'Master Wu'의 랩핑을 연상시킨다.

02. 바보
(작곡: 용감한형제, G-DRAGON 작사: G-DRAGON)
'제2의 거짓말'이라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만큼 곡의 구성이 '거짓말'과 닮아있다.
'바보'의 후렴구 부분에 '거짓말'의 후렴구를 맞춰봐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같은 곡의 '답습'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스타일을 '완성'했다고 보는 것이 좋을 듯.

03. But I love U (Sampling by Rhu Of Redd Holt Unlimited)
(작곡: S-KUSH, G-DRAGON 작사: G-DRAGON)
'거짓말'의 표절논란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건지...
샘플링을 아예 못밖아 놓았다. ㅡ..ㅡ;;
분위기가 조금만 비슷해도 표절로 몰아세우는 우리나라의 세태가 아쉽다.
조용한 째즈 분위기의 배경 멜로디가 숨가쁘게 몰아붙이는 랩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완벽한 G-Dragon만의 솔로곡.

04. I Don't Understand
(작곡: 최필강 작사: G-DRAGON)
Slow Tempo의 R&B 트랙.
유일하게 G-Dragon이 작곡에 참여하지 않은 곡.
Big Bang 멤버들 각자의 특색있는 보컬 원츄!

05. Crazy Dog (Sampling by 환상 속의 그대 Of Taiji Boys)
(작곡: 용감한형제, G-DRAGON 작사: G-DRAGON)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속의 그대' 도입부분의 신디사이저 음을 샘플링해 화제가 된 곡.
이 곡 역시나 하우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바탕이 되어 있다.
자칫 '환상속의 그대'의 분위기에 뭍혀 버릴 수 있지만 그럭저럭 잘 극복해낸 듯.

06. 마지막 인사
(작곡: 용감한형제, G-DRAGON 작사: G-DRAGON)
'Hot Issue' 앨범의 타이틀곡.
다른 곡들 모두 타이틀곡이 될 자격이 충분하지만 멤버들이 고르게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 곡이 낙점된듯 보인다.
(그만큼 앨범 전체에 G-Dragon의 손길이 묻어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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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인 말.
데뷔 초기의 아이돌 그룹인 것에 비해 지나치게 G-Dragon에 의존해 있지 않은건지.....
멤버들 각자 빠져서는 안 될만큼 각자의 포지션과 매력이 있지만
G-Dragon이 마치 Big Bang의 정체성을 좌지우지하는 듯한 느낌은 팀 전체에 그리 좋지 않을텐데...

또 덧붙인 말.
G-Dragon 저작권료로 돈 좀 만지겠는걸? ㅋㅋ

또또 덧붙인 말.
태양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듯하나 Big Bang 이란 팀에 소속되면서 파워가 봉인된 듯한 느낌.
솔로로 데뷔했을 때, 그 파괴력이 훨씬 대단했을 듯.
Big Bang의 앨범에서보다 Lexy 3집에서 피처링으로 참여했던 곡에서 태양의 보컬이 더욱 돋보였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1. 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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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히트곡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그 많은 곡들이 '뜰'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흑인음악을 즐겨 들으며 자랐다는 그의 말처럼
그의 음악은 흑인음악을 토대로 만들어지되 미국 본토에서 철저하게 검증된 '장르' 음악을 내세워 인기몰이를 해 나갔다.

당시의 우리에겐 그저 '댄스' 장르에 불과한 그의 음악이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R&B, Rap, Disco, Swing, Funk, Cross Over 등등...
국내가요씬에 있어서는 꽤나 선두주자였던 셈이다.

반대로 미국의 팝뮤직을 항상 접하고 있었던 그로서는
철저하게 '안전빵'인 장르음악을 그저 국내실정에 맞게 다듬어 곡을 만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머리가 좋은 건지, 약은 건지....

그러나 한가지 딴지 걸고 싶은 점은
최악의 패션감각..

위의 사진을 올리려고 이리저리 검색하다가 보니
그야말로 코디가 안티가 아니고서야 입을 수 없는 기상천외한 의상을 소화하고 있었다.
뮤지션이 옷 잘입어서 무슨 소용있느냐라는 식의 태클은 반사.
뮤지션도 엄연히 '감각'을 무기로 삼는 '아티스트'이다.

요상망칙한 의상을 입은 사진들을 모두 모아서 올리고 싶은 심정을 꾹꾹 눌러 참고,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그에 걸맞는 사진을 올렸다.
(빌보드지 표지를 장식했다지만 알고보면 빌보드지는 돈을 내고 사진을 싣는 광고지이다. 표지까지도...)

박진영을 뮤지션이 아닌 스타로서 좋아했던 여성은 별로 없을 거라 짐작되지만
그래도 간만에 구석에서 먼지 이불을 덮고 잠들어 있는 Tape이나 CD를 꺼내어 추억에 잠겨보시라. ㅋ

추가.

박진영의 품을 떠난 비.
중국에서 20억짜리 제과류 광고를 찍고, 워쵸스키 남매의 '스피드레이서'를 촬영하는 등
일견 세계적 스타의 입지를 굳히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나
그의 본분은 역시나 '가수'.
과연 박진영이 없는 비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0. 20. 18:11
정신차리지 못하고 악의 구렁텅이에서 허우적대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은 더이상 낯설지 않다. '팝의 요정'이라 불리우던 시절의 상큼한 매력이나 섹시미는 이미 퇴색해 버렸고, '뚱뚱하고', '얼빠진', 브리트니의 모습들이 파파라치에 의해 계속 공개되면서 더이상 추락할 곳이 없을 정도의 나락으로 떨어져버린 상황이다. 최근에는 속옷을 입지 않은 체로 자동차에 올라타는 모습이 파파라치의 사진에 포착되어 음부가 노출된 브리트니의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전성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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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갑작스런 결혼소식이 들려왔을 때만해도... 아니, 두 아이를 차례로 임신하였을 때에만 하더라도 브리트니의 가수생활 복귀와 인기의 회복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모두들 생각해 왔다. 이는 단순한 예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바램이기도 했다. 그러나 음주운전과 뺑소니, 무면허 운전, 약물 중독 등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안 좋은 소식들에 그녀의 이름이 계속 거론되자 팬들은 서서히 '요정의 귀환'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을 품게 되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왕년의 눈부시던 아름다움이 시들다 못해 스스로 자포자기한 듯한 모습들이 보여지면서 그녀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망가진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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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새싱글이 공개되고 나서야 팬들은 브리트니의 컴백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타블로이드지에서 볼 수 있었던 가십성 기사가 아닌 '음악'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는 그녀의 새앨범에 수록될 (출처를 알 수 없는) 노래들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급기야 불법다운로드를 이유로 앨범 발매일을 앞당기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예전의 영화를 다시금 누릴 수 있겠다는 기대가 충만해질 무렵, 브리트니는 2007년 9월 9일 'MTV Video Music Awards' 오프닝 무대에 깜짝등장하여 2년 반만의 공백기간을 깨고 컴백을 알렸다. 그러나 반응은 의외로 싸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예전의 브리트니가 아니라는 것이다. 라이브 공연으로 유명한 'MTV Video Music Awards'에서 립싱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위축되고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의 공연은 단순한 '반가움'에 순간의 환호를 불러왔을지는 몰라도 역시나 기대를 배신했다는 비난을 면할 수는 없었다.

<MTV VMA에서의 컴백공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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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http://dory.mncast.com/mncHMovie.swf?movieID=10029447720070911132415&skinNum=1

공연 후, 브리트니는 자신이 '살찐 돼지' 같다며 실망했다고 한다. 스스로가 그렇게 느낄 정도면 팬들의 실망도 다소 이해가 간다. VMA에서의 공연장면 동영상은 비난의 목소리가 큰 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었고, 다시금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컴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게다가 VMA 공연을 마치고 돌아가는 브리트니의 모습이 찍힌 한장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브리트니에 대한 여론의 공격이 거세졌다. 지속적으로 신체의 은밀한 부위가 노출된 사진이 배포되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브리트니가 VMA 공연 후에 차에 올라타면서 노팬티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재차 '노출' 문제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된 것이다. 브리트니와 공연도중 'KISS' 퍼포먼스를 선보인 적 있던 '마돈나'조차 브리트니의 노팬티 사건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세계를 무대로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젊은 여가수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절대 생각할 수 없는 충격적인 모습들이 브리트니의 '음악적' 복귀를 '음악 외적'인 문제로 확대하는 듯해서 그녀의 팬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노출 논란이 되었던 문제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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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둘러싼 수많은 비난과 논란들은 그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숱한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새싱글 "Gimme More"가 출시 첫 주에 빌보드 핫디지털송 차트 1위, 빌보드 싱글 차트 3위를 차지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의 음악에 대한 관심이 시들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오는 10월 30일, 그녀의 새 정규앨범 "Blackout"이 발매된다. 팬들은 '팝의 요정'이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일어나 정상에 우뚝 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 그대로 다시 팬들 앞에 서는 것도 물론 바라마지 않는 일이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마음으로 '브리트니 스피어스' 다운 멋진 음악을 가지고 돌아오기를 바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Britney Spears - Gimme More


부활하라 ! 브리트니 스피어스 ~
Rebirth ! Britney Spears ~ ^0^


<덧붙인 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추태를 보였던 여러 사진들 중, 상당수에서 패리스 힐튼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노팬티로 차에 오르는 장면의 사진에서는 차 안에서 '피식'하고 웃고 있는 패리스 힐튼의 얼굴을 찾을 수 있다. 둘이 왜 붙어다니고,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으나 브리트니의 팬 입장으로서 패리스 힐튼과의 관계를 멀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왠지 패리스 힐튼이 브리트니를 수렁으로 밀어넣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ㅋ 패리스 힐튼아! 좀 나가 떨어지면 안되겠니~! ㅡ..ㅡ;;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0. 20. 13:04

"If You Can Dream"


There is a world where hope
and dreams can last for all time
I wonder this place to go
You'll know it when your heart find

Hearing our song as old as rhyme
Hold my hand we'er gonne fly
While a magic ride
And just a kiss away

If you can dream for wishful making
On a star is coming true
The colors of the wind will lead
My heart right back to you

'Cause if you can dream
Reflections in a diamond sky
Come shining on through

Romance will always be so new
And love will save the day
If you can dream

Someday my prince will come
It's certain as the sunrise
One day the slipper fits
And you see the love in his eyes.

It's the tale as old as time
There's no mountain we can find
When you're finally mine
And just a kiss away

If you can dream for wishful making
On a star is coming true
The colors of the wind will lead
My heart right back to you

'Cause if you can dream
Reflections in a diamond sky
Come shining on through

Romance will always be so new
And love will save the day
If you can dream

So the story goes
Never tire the rose

There's a whole new world
Waiting there for us
Waiting just for us

If you can dream for wishful making
On a star is coming true
The colors of the wind will lead
My heart right back to you

'Cause if you can dream
Reflections in a diamond sky,
Come shining on through.

Romance will always be so new
And love will save the day, Ohhh
Love will save the day
If you can dream

You can dream


Sung by Jodi Benson(Ariel),
Lea Salonga(Jasmine/Mulan),
Paige O'Hara(Belle),
Judy Kuhn(Pocahontas),
Christie Hauser and Susan Stevens Logan

Posted by 일보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