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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5 벡실 (VEXILLE,일본,애니,2007) 1
Ani/Comics2008. 4. 25. 14:22

 

'애플시드'의 소리 후미히코 감독의 처음으로 제작한 창작물.
애플시드와 마찬가지로 Full 3D 기법으로 제작되었다. 애플시드와 벡실은 3D 그래픽 기술로만 제작된 것이 아니라 2D의 효과를 주고자 카툰렌더링 작업을 거쳤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2D와 3D 애니메이션의 묘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일본의 미래를 다른 나라의 시각으로 바라본 소리 후미히코 감독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하지만 발상의 기발함에 비해 전체적인 줄거리나 인물의 묘사가 다소 빈약하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주인공급으로 등장하는 3명의 인물(벡실, 마리아, 레온)의 성격이나 서로간의 갈등상황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고 전체적인 플롯이 '뻔한' 내용이어서 아쉬웠다.

벡실의 음악은 '매트릭스 리로리드'의 배경음악을 담당한 폴 오아켄폴드가 맡았다. 굳이 음악감독의 유명세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는 음악은 각각의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추격/전투씬에서의 배경음악은 박진감을 배가하는 촉매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벡실의 백미는 역시 '추격/전투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리듬감 넘치는 음악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효과를 얻어내기도 했지만, 현란한 그래픽 기술을 바탕으로한 카메라 워크가 빠른 속도감을 멋지게 표현하여 마치 레이싱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 벡실은 우리나라에서 제작한 Full 3D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를 연상케 했다. 기술적으로 훌륭한 비주얼을 갖추었음에도 스토리의 빈약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는 점에서 두 작품이 오러랩된다. 이 점은 다른 작가의 원작을 성공적으로 애니화한 소리 후미히코 감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 세계 애니메이션의 척도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기술적으로 근접한 수준이 되었을지언정 관객을 사로 잡을 만한 컨텐츠가 없다면 기술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게 된다.


Posted by 일보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