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3.26 '비'에게 필요한 것 4
  2. 2007.12.05 저스틴 팀버레이크 VS 비 1
Music2008. 3.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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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블로거도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교한 포스트(클릭 : 저스틴 팀버레이크 VS 비)를 작성한 바 있지만 미국 연예계로 발돋움한지 이제 갓 2년된 비와 이미 세계 정상급의 셀레브리티로 자리잡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입장이 서로 다름에도 이 둘은 (국내에서) 곧잘 비교되곤 한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를 비교하는 사람들의 심리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 이 두명이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라는 점과 둘째로 미국이라는 크고 험하지만 자유와 기회가 있는 나라에서 한국인으로써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의식/무의식적으로 생겨나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비교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몇가지 제시할 수 있으며, 그 공통점과 차이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건 단점으로 작용하건 간에 상관 없이 비가 미국, 아니 전세계에서 스타로 대접받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왼쪽의 사진은 비가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현재는 남매)가 메가폰을 잡은 최신작 '스피드레이서(SPEED RACER)'의 캐릭터 포스터다. 스피드레이서는 일본애니메이션 '마하 고고'를 영화화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역시나 우리나라의 관심사는 비의 첫 헐리웃영화 출연이라는 점에 쏠리게 되었다. 그만큼 비의 미국에서의 성공여부는 온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나의 '사건'임에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비의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앞서 언급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비교에서 성공을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공통점을 떠올려 보자. 둘의 세세한 상황이나 입장은 접어둔 상태에서 표면적으로 비춰지는 둘의 공통점. ① 각자의 나라에서 가수로서 성공했다는 점. ② 훤칠한 키와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 매력적인 외모로 섹시한 남성의 대명사로 떠올려진다는 점. ③ 가수 외에 영화배우로서도 활약하며 멀티엔터테이너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그들의 연예활동에 촛점을 맞추어 보자면 대충 이 정도를 공통점으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1. 한국에서의 성공과 미국에서의 성공은 천지차이!
그렇다면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실 이 두명의 차이점으로 지적되는 것들은 대부분 공통점으로 언급되어진 것들의 일부로 내재되어 있다. 비는 성공한 가수라고 할 수 있지만 이는 한국(혹은 아시아)에서일 뿐이지 미국에서의 성공과는 전혀 무관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에서 천재가수의 등장이라 하여 엄청난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국민가수 '우타다 히카루'도 미국이라는 낯선 곳에서는 그녀가 가진 무한한 음악적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고개 숙인채 모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중국 출신의 미녀가수 '코코 리' 또한 아시아의 머라이어 캐리라는 칭송까지 받았지만 역시 아시아에 그친 체, 미국으로 진출한 최초의 중국가수라는 타이틀에 만족해야만 했다. 비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일본, 중국을 비롯하여 아시아 곳곳에서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미국에서는 Rain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인일 뿐이다.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공연이 우리나라 언론에 의해서 매우 역사적이고 뜻 깊은 것인양 포장되었지만(보는 시각에 따라 역사적이고 뜻 깊다고 보여질 수 있음을 인정한다.) 정작 본토인 미국의 입장에서는 제3국 출신의 무명가수가 뉴욕 한복판의 유서깊은 공연장에서 공연한 사건에 불과했다. 미국 언론에서 비의 노래와 춤은 유행에 뒤떨어지는 철지난 것으로 지적되었고, 좀 심하게 말하면 마이클 잭슨의 아류에 불과하다는 야유까지 받아야 했다. 그나마 조금일지언정 미국 언론의 관심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박진영의 발품 팔은 인맥으로 P.Diddy와 Omarion 등이 특별 게스트로 출연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쯤되면 너무 시니컬하게 비의 미국진출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위에서 밝혔듯이 본 블로거 역시 비의 미국진출 성공을 기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이다. 그렇지만 비의 성공을 간절히 바랄수록 좀더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객관적인 시각을 고수할 필요가 있다. "잘했다~ 잘했다~"하면서 자국의 최고 스타를 미국으로 등떠민 일본과 중국이 쓴잔을 맛 보았지만 우리까지 그럴 필요는 없지않나.


2. 비의 외모가 과연 미국에서도 매력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인가! 그리고 영어실력은?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두번째 공통점이자 두번째 차이점으로 제시되는 것. 그들의 '외모'다. 두명다 각자의 나라에서는 두말할 나위 없이 '잘난 놈'으로 대접 받는다. 길죽한 기럭지와 튼실한 근육, 기준이 다를지언정 꽃미남으로 분류되는 얼굴. 그런데 이 공통점이 '각자의 나라에서'라는 전제가 '두명 모두 미국에서'라는 것으로 전환되면서 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얼마전 다음 블로거뉴스의 메인을 장식하면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한 포스트가 있다.

"비, 미국소녀에겐 비호감일 뿐" (한번 읽어보시라. 나름 일리있는 분석이다.)

세계 곳곳의 나라와 문화에는 각기 다른 취향과 선호가 분명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여성이 보기에는 질겁할 정도로 음란하고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한 스페인의 남성도 그 나라에서는 적극적인 구애행위가 매력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뒤집어서 스페인의 여성이 한국남성을 만난다면 소심하고 남자답지 못하다는 (어이없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최근 일드를 즐겨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마찬가지인데,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일본남자들은 왜 저렇게 갈비씨만 남은 빼빼마른 말라깽이들이 많을까?' 하고 의아해 한다. 그러나 그 빼빼마른 말라깽이들도 일본에서는 수십, 수백만의 팬클럽을 거느린 아이돌 스타라는 사실. 알통과 갑빠 없이는 감히 웃통을 벗지도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비교했을 때, 일본과 한국 두 나라 간의 성적매력을 판단하는 취향과 기준이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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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동양인의 외모를 보편적으로 인식할 때에 보통 쌍거풀이 없는 작은 눈(옆으로 길게 찢어진 눈)과 달걀형의 얼굴(살짝 튀어나온 광대뼈)등이 특징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미국에서 동양계 여배우(모델)로 사랑받고 있는 '데본 아오키'와 '루시 루'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특징들은 동양계 여성에게 있어서는 매력으로 작용하지만 유독 남성에게 있어서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마에 비해 깊숙히 들어간 안구와 높은 콧대, 알맞게 균형잡힌 턱뼈의 각도 등 서구적인 외모의 특징은 서양 남성 특유의 섹시한 풍모를 완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다. 비는 이에 비해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비가 근육질 몸매와 화려한 춤솜씨로 여성들의 혼을 빼놓기 전까지 얼굴로만 보았을 때 그닥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 않나 ; 몰매맞을 각오하고 진실을 고함 - 맨 위의 스피드레이서 포스터만 봐도 그렇다. ㅋ)

위의 링크된 포스트도 비슷한 내용이 담겨져있다. 비정도의 근육은 헐리웃의 남성 스타와 비교하면 오히려 '외소해보일 정도'라는 것과 더불어 유창하지 못한 영어능력에 대한 지적이 포함되어 있다.

이왕 영어문제가 거론되었으니 집고 넘어가야겠다. 비가 뉴욕 메디슨스퀘어 공연을 했을 당시 공연 전에 MTV TRL의 진행자 '수진 박'이 비가 머물고 있는 호텔에 찾아가 호텔에서부터 리무진을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도중에 인터뷰를 진행하였는데, 이 때 비의 영어발음이 정말 압권이었다.


위 동영상은 리무진에서의 인터뷰는 아니고 스튜디오에서의 TRL 녹화방영분이다. 여기서도 잠깐씩 인터뷰가 이루어지긴 했는데, 이 때에는 박진영이 출연하여 대신 대답을 해주거나 비가 짧막하게 답변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의 영어발음의 심각성을 금방 알 수 있다. (8분 30초 정도부터 주목하시라.) 일본식 영어발음처럼 맥도날드를 '마꾸도나르도' 초컬릿을 '초코레또'라고 발음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I'm so exiting!을 "어움~. 암 쏘 익쏴이륑"하고 과하게 굴리면서 발음하는 것도 문제다. 이 영상은 비의 뉴욕공연이 있었던 2006년 초에 있었던 방송이므로 그간의 시간동안 비의 발음과 영어구사 능력이 나아졌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3. 가수와 연기자로서의 평가
비는 국내 여러 방송사와 기관에서 수여하는 다양한 가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MTV ASIA에서도 여러차례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력들이 비가 미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데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글쎄다. 예상컨데 수 많은 수상경력들의 영향은 마이너스는 아닐지라도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 싶다. 국내의 시상식은 말할 것도 없고, MTV ASIA와 같은 국제적인 시상식도 '그들만의 리그'라는 딱지를 떼기 어렵기 때문이다. 버젓이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Grammy, AMA, VMA와 같은 본상격인 시상식이 열리고 있는 마당에 Korea, Japan, Asia 라는 꼬리표를 달고서 무슨 큰 소리를 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누군가가 수상경력은 모두 없다손 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바닥부터 출발하여 빌보드 정상을 노릴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빌보드 챠트 상위권에 랭크되는 모든 음악들이 비평가들에게 극찬받은 소위 '음악성' 있는 곡들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은 곡들로 구성되기 마련이다. 결국 비의 음악이 미국에서 높은 가치로 평가 받을 수 있겠느냐라는 원론적인 문제로 회귀된다.

비의 음악이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을 수 있는가? 혹은 미국의 음악인들에게 음악성을 인정 받을 수 있는가?
냉정하게 말하자면 가수에게 있어서 인기와 음악성이 항상 같이 따라다니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요소라고 할 수는 없다. 비의 경우, (현재까지의 경우를 미루어 보아) 그가 스스로 작곡이나 작사를 한다거나 앨범 프로듀싱 등의 기술적인 부분에 참여한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비의 음악은 어느 소속사의 어느 제작자가 제작하고, 어떤 프로듀서가 프로듀싱하며, 어떤 작곡/작사가가 곡을 만들어주는지, 얼마나 유명한 녹음엔지니어들이 동원되었는지 등이 꽤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비의 노래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들리는가의 문제가 그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비는 국내에서 가수로서 정상의 위치에 꽤 오랫동안 머물렀지만 그의 가창력에 대해서는 항상 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비의 음악은 곧 박진영의 음악이었다. 박진영은 그 자신이 이미 최고의 인기가수였고, 자신의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에서 나아가 다른 가수들을 제작, 프로듀스하여 성공시킨 대박 프로듀서이자 흥행보증수표 작곡가였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음악활동을 하면서 비는 음악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자연스레 업고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잘빠진 몸매와 격정적이고 화려한 춤실력을 갖추기까지 했으니 노래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잠시 뒤로 밀려나도 딱히 뭐라할 사람이 없었던 것일지도...내 스스로 자문해 보았을 때, '비가 노래 잘하는 가수인가?'라는 질문에 거리낌 없이 '그렇다'라고 말하기엔 뭔가 부족함이 있음을 느끼고 있다. 물론 '춤 잘추는 가수인가?'라는 질문에는 거침없이 "Yes"를 날려버릴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공통점과 차이점으로 이야기를 계속해 왔으니 여기에서도 그들의 음악에 대해서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 이제까지의 비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우선 <아직 만인에게 공증되지 않은 미완의, 그리고 불확실한 음악>이라고 결론내려보자.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다들 아는 바대로 엔싱크(N Sync)라는 남성5인조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이 보다 더 전에 미키마우스 클럽에서 활동했지만 이는 접어두기로 한다.) 엔싱크는 소녀떼를 몰고 다니는 아이돌임에 틀림이 없었지만 음악성도 꽤 인정받았던 그룹이었다. 그 예로 엔싱크는 2001년도에 "아메리칸 뮤직어워드(AMA) 올해의 아티스트"를 수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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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1년의 이듬해인 2002년에 돌연 솔로를 선언! 앨범을 발매하기에 이른다. 그룹활동으로 그간 다 모여주지 못했던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1집인 <Justified>에 쏟아내어, 그의 첫 솔로앨범은 엄청난 판매와 인기, 평단의 찬사 모두를 얻어내는데에 성공한다. 이미 엔싱크 시절부터 싱어송라이터로서 기량을 키워왔기 때문에 솔로앨범에서는 좀더 완성도 있는 곡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마이클 잭슨을 흠모해 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흑인의 비트감을 자신의 것으로 재현/승화시키는 능력 또한 빛이 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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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의 대성공에 대한 부담과 압박감으로 2집에서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 2006년에 발매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2번째 정규앨범 FutuerSex/LoveSound 는 1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도 1집에 비해 진일보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처음 들었을 때에는 낯설고 어렵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있고 중동성 있는 '뭔가'가 잇음을 느낄 수 있었다. 2집에서는 본인과 같은 저스틴에 대한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본인이 모든 수록곡의 작곡/작사, 프로듀스에 참여하여 '저스틴 팀버레이크'만의 음악적 영역을 다져가는데에 어느정도 성과를 이루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는 사실이 보다 의미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이미 정상에 서 있지만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일대기를 쓰자고 한 것은 아니니 여기서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요컨데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결코 하나라고 볼 수 없는 '인기'와 '음악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두 손에 넣은 뮤지션이자 아티스트이다. 비를 가수라 부르되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못하는 2%의 무언가를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가창력도 마찬가지다. 두명 모두 엄청난 성량을 타고나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는 부류의 가수는 아니다. 각자의 창법과 음악이 만나 자신만의 매력과 호소력을 전달하는 부류라고 하는 것이 적당하다. 이런 전제를 두고 판단하였을 때에 두 '가창자'가 내뿜는 매력과 호소력은 가창력이라는 카테고리에 그들의 음악 전체가 녹아들어 평가의 대상이 되곤 한다. 뭔가 빙빙 돌려 어려운 말을 하는 것 같지만 이를 바꿔 말하자면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가진 가창력이란 빅마마나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같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성량과 음색으로 평가되는 가창력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라는 말이다.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가창력과 음악성은 그들의 목소리와 외모, 춤, 음악 등의 모든 요소에 골고루 배분되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싱어송라이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받아 먹기만 하는' 비와의 음악적 가치는 그 격차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글이 너무 길어진데다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연기자로서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비교는 생략하기로 한다.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개인적으로 비가 저스틴보다 약간 우세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므로 생략한다고 해서 글의 흐름이 지장을 주지는 않을 듯 싶다.


결론적으로!
참 멀리도 왔다. 읽는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는 데 걸린 시간이 짧다고 할 수 없다. 글의 요지가 뭔가 스스로 읽어본 결과 "비가 저스틴 팀버레이크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다.", "결국 미국에 가서 쫄딱 망할 것이다."라는 뉘앙스만 강하게 풍겨온다. 수능이나 이런저런 시험들을 볼 때에 선생님들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라!!!" 이 비관적이며 냉소적인 분석의 문장들에도 불구하고 본 블로거의 의도를 요약하자면 <비의 성공을 위한 키워드는 '비' 자신이다.>라고 간추릴 수 있겠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을 비 스스로 머리속에 되내이며 떨쳐내지 않는다면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날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스스로 모자라고 부족한 바를 냉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개선의 여지는 있는 것이고, 결국 더 나은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 한줄의 문장을 쓰면서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지는 건 왜일까? ㅡ..ㅡ;;)



덧붙이는 말 :

지난 3월 14일 미국진출을 노리는 또 다른 한명의 한국인 '세븐'이 화이트데이 파티를 열어 음반프로모션을 시작했다는 기사를 본 바 있다. 비와 세븐도 역시 비교대상으로 자주 거론되는 한쌍이다. 하지만 미국진출에 있어서 둘의 전략은 판이하게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연 어느쪽이 승자가 될 것인가 기대된다.

또 덧붙이는 말 :

비에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 외에 필요한 것!
저스틴 팀버레이크에게 Timbaland라는 든든한 음악적 버팀목이 있듯이 비에게도 거물급 프로듀서가 절실하다.

또 또 덧붙이는 말 :

아무리 생각해봐도 비는 박진영을 떠나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혹시 모르지. 비가 이 상태로 엄청 성공한다면, 아~ 잘 한거였구나 하고 수긍할지도...

Posted by 일보전진
Music2007. 12. 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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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in Timberlake VS Rain

이미 세계적인 팝스타로 정상에 오른 저스틴 팀버레이크야 두 말할 나위 없을 테고, 대한민국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박차고 세계 무대로 이제 막 첫 발걸음을 내딛은 비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하다.

'저스틴 팀버레이크 VS 비'

마치 두 가수가 같은 자리에서 경쟁이라도 하듯 대결구도로 설정하는 것에는 사실 다소 무리가 있다. 여러가지 상황과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질적인 상황과 조건에도 불구하고 두 가수를 여러 측면에서 단순 비교해 볼 수는 있다. 그리고 비교와 비교를 통한 비판은 두 가수에게 의미있는 평가가 될 수 있다.(비에게 보다 무게있고 가치있는 비판이 되겠지만...ㅋ)

우선 두 인물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연에 불과하고 억지로 꿰어 맞춘 듯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 어찌됐든 두 사람에게서 여러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출생년도(J:1981년, 비:1982년)와 신장(J:185cm, 비:184cm), 체중과 같은 신상명세도 비슷한 점이 있지만 그룹 활동(J: Nsync, 비: 팬클럽)을 하다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 좋아하는 뮤지션(마이클 잭슨,자넷 잭슨,브라이언 맥나잇 등)과 추구하는 음악성향도 유사한 부분이 있다. 연기자로서의 활동도 둘의 공통점 중 하나다.

둘은 모두 아이돌 그룹으로 가수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솔로가수로 활동 중이다(비의 그룹으로서의 활동은 없는 것만 못하다.ㅋ). 솔로 가수로서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는 화려한 춤사위를 무기로 하는 Urban/Contemporary - Dance Music을 주종목으로 하고 있으며, R&B를 표방하는 Slow Tempo의 곡들도 발매하는 앨범에서 빠지지 않는다.

※ 사실 Urban/Contemporary Pop Music이라는 음악장르가 있는지조차도 불확실하다. 여기저기서 들어본 Pop 관련 단어를 조합한 것에 불과하지만 나름 정의를 내리자면 '흑인음악에 뿌리로 둔 Hiphop/Rap 혹은 R&B 음악을 현대적-상업적-대중적 기호를 결합하여 새롭게 창조해 낸 음악 장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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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있는 외모와 섹시한 남성미를 갖춘 체격, 뛰어난 춤실력, 춤 못지 않은 가창력 등 팝스타가 지녀야 할 인기요소들을 두루 갖춘 두명의 가수를 단순 비교하였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그 차이를 느끼게 되는 영역이 바로 '음악'이다. 음악과 그들과의 관계에서 둘간의 이질성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들의 음악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12세 때,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귈레라와 등과 함께 디즈니 채널의 '미키마우스 클럽(MMC)'에 출연하여 엔터테이너로서의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이 후, 그룹 'Nsync'의 오디션에서 아이돌 스타 제조기로 통하는 프로듀서 맥스 마틴의 눈에 띄어 멤버로 발탁. 최고의 아이돌 그룹 Nsync의 프론트맨으로써 활약한다. 2002년 Nsync의 계약기간이 아직 남아있음에도 스스로 아이돌 이미지를 탈피하고 뮤지션으로 거듭나고자 솔로 앨범 'Justified'를 선보인다. 이미 Nsync 시절부터 작곡(Pop, Celebrity 등), 프로듀서로 크래딧에 이름을 올린 바 있었던 저스틴은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Justified'라는 보기 힘든 수작을 만들어 낸 것이다. 1집 'Justified'의 음악적 완성도에 대한 찬사와 대중적 인기는 2집 'FutuerSex LoveSound'에서도 시들지 않았다. 저스틴은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누군가에게 수동적으로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이 묻어나는 음악을 스스로 '창조'함으로써 음악적 내실을 쌓아갔기 때문에 뮤지션, 혹은 아티스트라 불리움에 전혀 손색이 없다.

팬클럽이라는 6인조 아이돌 그룹으로 처음 가요계에 데뷔한 비는 당시 우후죽순격으로 양산되는 아이돌 그룹이 기획의도와는 다르게 팬들로부터 외면받아 팀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면서 JYP 사단에 영입된다. 당시 자신의 뒤를 이을 남성 댄스 가수를 물색하던 박진영에 의해 철저한 트레이닝을 받게 된 비는 2002년 타이틀곡 '나쁜남자'가 수록된 'n001'을 발매한다. 비의 1집 음반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는 했으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고는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2집 '비'의 타이틀곡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대형스타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2집의 성공이 있기까지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태양을 피하는 방법'은 유명한 팝아티스트 스팅(Sting)의 'Shape of my heart'를 샘플링한 곡으로 'Shape of my heart'는 이미 영화 '레옹'의 주제곡으로 유명한 노래였을 뿐만 아니라 미국 본토에서도 다양한 뮤지션들을 통해서 여러차례 리메이크되거나 샘플링의 형식을 빌어 재생산된 곡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미 검증된 곡을 타이틀곡으로 활동을 시작함과 더불어 비의 매력을 한껏 돋보이게 하는 독특한 스타일링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 등의 지원사격이 더해지면서 성공신화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2집 활동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비라는 존재를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인식시킨 TV 오락프로그램이 있었으니, 바로 '강호동의 천생연분'이라는 연예인 짝짓기 프로그램이다. MBC에서 방영된 '천생연분'은 2002년 10월 26일부터 2003년 10월 18일까지 1년여의 짧은 기간동안 전파를 탔지만 엄청난 인기를 끌어 이후 버라이어티/오락 프로그램의 트랜드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천생연분'에 출연하면 무조건 뜬다는 소문을 낳기도 했으며, 실제로 많은 남녀 연예인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비의 1집 'n001'의 발매일이 2002년 5월 11일이고 2집 '비'의 발매일이 2003년 10월 16일로 1집 활동기간을 제외한 1년여의 공백기간이 묘하게도 '천생연분'의 방영기간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이는 물론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비의 공백기간 동안의 '천생연분' 출연은 미진했던 1집의 성과를 만회하고 2집의 대박 성공의 초석이 되었음에 틀림이 없다. 바로 여기에 비의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가수가 노래로 평가받아야 함은 당연한 이치이지만 비는 가수로서 평가받기 전에 이미 정형화된 이미지로 팬들에게 각인되었다. 훤칠한 키와 뛰어난 춤솜씨로 여심을 사로잡는 섹시남의 이미지 속에서 때때로 귀여운 미소를 보이는 그의 모습은 팬들로 하여금 그를 '가수'이기 이전에 '아이돌(우상)'로 인식하게끔 조장하였다. 이 후, 그가 내놓은 2,3,4집 앨범들은 모두 상당한 성과를 이끌어냈으나 이는 '뮤지션'으로서의 성과라기 보다는 '스타, 혹은 아이돌'로서의 성과였다. 비의 음악성에 대한 논란에 신경을 쓴 기색이 역력히 보이는 4집 'Rain's World'에서는 실력파 힙합 뮤지션을 대거 기용하여 구색맞추기를 시도하였으나 오히려 이전의 비가 해왔던 음악적 색깔과 동떨어진 느낌의 이질감이 부각될 뿐이었다.

비의 음악과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비하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금의 비가 있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국내팬들의 성원이 있기 때문이었고, 국내팬들의 '귀'는 '눈'에 현혹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없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비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나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비는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어찌됐든 비가 세계시장으로 뛰어든 마당에 이미 세계에서 인정받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음악'이라는 공간에서 자리싸움을 하려면 '품질'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선행되고 이에 맞추어 개선과 변화의 노력이 뒤따라야한다. 이는 비가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치뤘을 때 미국을 비롯한 세계 언론이 보여준 태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뉴욕데일리에서는 "Rain drops on Garden"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는 종종 어셔나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교되어 왔지만, 비의 음악은 그들의 90년대 음악과 다를 바 없다'고 하면서 비의 음악성을 지적했다. 한편,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비의 기자회견에서도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와는 비교하지 말라'는 회견주최측의 주문이 있었다고 한다. 이는 결국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의사와는 별개로 공공연히 서로가 비교되고 있음을 비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뉴욕데일리 기사원문 :
http://www.nydailynews.com/news/2006/02/03/2006-02-03_rain_drops_on_garden_asian_idol_takes_th.html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비교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비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의 공연이 촉매제가 된 것이 사실이다. 2007년, 비와 저스틴은 둘다 월드투어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이 중, 두명 모두 뉴욕에서의 공연을 '메디슨 스퀘어 가든(Madison Square Garden)'에서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Justin Timberlake - "FutureSex LoveShow"
Rain - "Rainy day in New York"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라는 동일한 장소에서의 공연임에도 그 타이틀만 봐도 각자의 콘서트 목적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솔로 정규 2집인 'FutureSex LoveSound'의 엄청난 인기에 호응하기 위해 이번 '쇼(FutureSex LoveShow)를 기획한 셈이고, 비의 경우는 아직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을 세계 팝시장에 알리고자 한 쇼케이스 형태('Rain'y day in New York)의 공연을 의도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은 단지 임대료만 지불한다고 쉽사리 오를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최고의 유명 공연자들만이 설 수 있는 무대라는 특별함을 지닌 유서깊은 곳이다. 사실 비의 경우,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만으로 CNN과 같은 미국 현지 언론과 한류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일본 언론까지 관심을 보였다는 측면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언론에서 비를 '세계적인 스타'로 받들어 모시기 시작한 것도 뉴욕공연이 열린 뒤 부터다. 뉴욕공연 전에도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활동하였으나 '세계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의 공연으로 '비'라는 이름에 더해진 수많은 수식어 중 단연 돋보이는 'World Star'가 추가된 것이다.


'메디슨 스퀘어 가든(Madison Square Garden)' 공연

그렇다면 공연 내용은 어떨까?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 공연은 장소, 음향기기, 무대장치, 조명, 특수효과, 무대연출 등등 다양한 요소들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살아있는(live) 노래와 퍼포먼스를 관객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방송매체를 통해서는 항상 정형화된 모습만이 대중에게 비춰지는 반면 라이브 콘서트 무대에서는 '편집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현장감이 관객에게 직접 전달된다. 두 가수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은 이러한 라이브 콘서트의 매력을 충분히 살렸다는 점에서 우열을 가르기 어렵지만 위에서 언급한 라이브 콘서트 공연을 평가하는 여러가지 요소들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두 가수의 공연 목적과 나아가서는 두 사람의 존재의 이유-지향점까지도 유추해 낼 수 있다.

※ 본인은 비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을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지 않았고, 단지 실황 녹화영상을 시청하였음을 밝힌다. 공연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에 의한 것이므로 다수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에 양해를 구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솔로 전향 후 정규앨범 2장을 발매하였고 다수의 싱글앨범과 리믹스 앨범들을 포함하면 꽤 많은 양의 앨범을 발매한 중견가수다. 비 역시 총 4집의 정규앨범과 기타 싱글앨범, 해외에서 제작,발매된 싱글앨범을 합치면 중견가수라 불리는 데에 손색이 없다. 게다가 (국가적 범주가 틀릴지언정) 두 가수의 음악이 얻어낸 각종 음악챠트 순위 기록들과 인기, 수상경력 등을 감안하면 가수로서의 무게감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메디슨 스퀘어 가든 콘서트에서의 두 가수의 음악은 '들려주기 위한 음악'인가 '보여주기 위한 음악'인가를 구분짓게 한다.

같은 장소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대장치부터가 다르다.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360도 관객에게 둘러싸인 원심형 무대와 무대를 둘러싼 커튼형식의 반투명 스크린을 설치하였고, 무대 중앙에 각종 악기를 고루 배치하여 노래와 퍼포먼스 못지않게 '연주'를 중시한 듯 보였다. 스크린을 통해 비춰지는 영상도 대부분 클로즈업 된 저스틴과 밴드들의 모습으로 '연주(노래를 포함해서)'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카메라 앵글이 인상 깊었다. 반면, 비의 무대는 전형적인 전방향 무대로써 무대의 앞은 관객, 뒤는 대형스크린을 배치하고 밴드는 조명과 카메라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었다. 상대적으로 넓은 무대를 통해 보다 역동적인 군무가 가능하게끔 의도한 흔적이 보였다. 병풍처럼 드리워진 배후의 대형스크린에서는 화려한 그래픽을 이용한 영상으로 시각을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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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진행에서도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저스틴과 비 모두 알아주는 춤꾼이니 춤을 추며 노래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우위를 가르기 힘들다. 열정적인 춤사위에도 흔들림 없는 노래실력 또한 막상막하다. 하지만 춤과 노래 이외의 부분에서 저스틴은 피아노와 기타 등의 악기를 연주하며 자신이 밴드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서 자신이 노래하고 연주하는 음악이 스스로의 것임을 자부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비는 노래 한곡한곡마다의 몰입도가 뛰어남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관객에게 감정을 이입시키고 무언의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단지, 곡의 분위기에 따라 춤과 슬픈연기가 반복되는 것 외에 음악적 역량을 뽐내는 수단이 딱히 없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앞선 내용들에서 마치 진정한 뮤지션은 자신의 곡을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스해야하고, 다양한 악기를 다룰 줄 알아야한다고 주장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음을 인정한다. 그렇다고해서 '가수는 노래만 잘하면 된다'라는 기본적인 전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무수히 많은 명가수들이 남에게 받은 곡을 단지 부르기만 했다는 사실은 예를 들것도 없이 분명한 사실이다.

가수에게 요구되는 필수적인 요소는 '폭발적인 가창력'이 아니다. 음악에 대한 엄청난 '열정'도 아니다. 가창력이나 열정 모두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다시 말하지만 곡을 만들고 악기를 연주하는 능력도 부수적인 옵션일 뿐 필수적인 것은 절대 아니다. 무릇 가수란 자신이 부르고자 하는 음악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노래에 장르적 카테고리가 존재하는 것은 가수가 부르고자하는(추구하는) 음악적 범주와 목표가 있음을 말해준다. 메탈리카가 트로트를 부를 수 있지만 '트로트 가수'라 불리지 않고, 메탈리카의 음악은 '메탈'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음악정 정체성이 '메탈'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가 가진 음악적 정체성과 주체성이다. 그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적 목표를 한줄로 수첩에 적어 늘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아닐지라도, 그리고 그것이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일지라도 분명 어떠한 뿌리나 목표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내가 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무엇인지 스스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팬의 입장에서 비는 상대적으로 저스틴에 비해 음악에 대한 자세가 수동적이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음악적 정체성이 뚜렷하지 못하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추구해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저스틴과 비가 어떠한 생각으로 음악을 대하는지는 본인이 아니고서야 알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의 음악을 즐겨듣는 팬의 한사람으로서 이를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곡을 만드는 능력과 악기연주 능력은 옵션이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음악을 스스로 창조해 낼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절대 무시할 수 없다.

비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가 그냥 '스타'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뮤지션으로서 스타'가 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춤과 노래, 연기 등의 다양한 재능을 가진 그로써는 '음악'이란 단지 자신이 가진 여러가지의 재능 중 하나를 뽐낼 수 있는 '수단'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에게 있어 음악이 수단일뿐이라면 지금과 같은 행보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비에게 있어서 '음악'이 절대적인 가치요, 꿈꾸는 목표라면 그는 지금보다 좀더 자신에게 어울리는 음악,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음악, 자신이 창조할 수 있는 음악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세계 음악시장에서 누구누구의 90년대 음악과 흡사하다라는 뉴스가 별 의미 없는 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음악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대결은 결국 '음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드웨어적인 조건들이 어느정도 만족되었을지라도 '음악'이라는 무기가 준비되지 못하면 승부는 불보듯 뻔하다. 뉴욕 공연 후, 비에게 쏟아진 해외언론의 비난은 하나같이 '음악'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의 섹시한 근육과 화려한 댄스실력에 화살을 겨눈 기사는 없었다(사실 영어실력에 관한 비판도 있었다). 답은 이미 나온 셈이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비가 세계 무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무엇보다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최고라 불리우는 세계적인 팝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하며 성공가두를 달리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흐뭇하다. 그러나 세계적인 스타가 되기 이전에 인기를 얻게 해 줄 수 있다면 어떠한 음악이든 상관하지 않는 비이기 보다는 진중한 자세와 자기만의 소신을 가지고 음악을 대하는 진정한 뮤지션 '비'가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 이글의 일부 내용에 저스틴 팀버레이크와 비에 관하여 반론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약간의 오류나 오해의 가능성이 전하고자 하는 주장의 요지를 통해서 상쇄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열린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줄 것을 당부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자 한다.

Posted by 일보전진